【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62】 장승포동 '거제옥녀봉봉수대'

사진은 촬영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과거의 시간이 남긴 산물이다. 사진은 흔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인 순간까지 한 장 한 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거제에는 사진으로 거제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거제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주는 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며 늘 새벽이슬과 은하수와 벗하며 살아가는 류정남 작가다. 류 작가의 취미는 거제의 포토존 명소 만들기다. 최근 10년 동안 그가 만들고 소개한 촬영지는 이른바 거제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거제 한컷'은 류 작가와 함께 떠나는 '인생 사진 남기기'코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제의 비경을 소개해 새로운 거제의 관광지 및 포토존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거제 한컷'은 기존에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 남기는 법도 공유할 예정이다. 류 작가와 거제신문이 함께 만드는 포토스토리텔링 '거제 한 컷'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먼 미래엔 반짝이는 거제의 과거로 기억될 것이다.  - 편집자 주

거제옥녀봉봉수대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옥녀봉봉수대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는 섬이다. 섬이다 보니 거제의 이미지는 온통 바다와 연관돼 있고 거제를 찾는 사람들의 목적도 바다풍경을 즐기기 위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거제는 망망대해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외딴섬이 아닌 443.8㎞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규모(제주도 308.32㎞)의 해안선을 자랑하는 섬으로 거제만의 독특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웅장한 산세는 해안과 맞닿아 있고 밤낮으로 배를 만드느라 분주한 조선소의 모습은 거제를 상징하는 또다른 풍경이다. 

그렇다면 현대사회가 아닌 조선시대 거제의 풍경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조선시대 거제는 섬 전체가 수군 기지였다. 

임진왜란 이후 정착된 8곳의 수군진에서 수군 병사들은 왜군 침략의 최전선이었던 거제를 지키는 일에 분주했고 병사들의 밥 짓는 연기와 적의 침입을 알리는 봉수대 연기가 쉼 없이 피어났다.

거제옥녀봉봉수대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옥녀봉봉수대에서. @류정남 사진작가

밤에는 불을 낮에는 연기를 피워 적의 동태를 살펴 위험을 알렸던 봉수대는 거제의 성곽 유적만큼 거제를 상징하는 유적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봉수는 그 자체가 군사통신시설(軍事通信施設)이자 하나의 작은 요새였다. 봉수는 성격과 구조·형태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크게 경봉수(京烽燧)·연변봉수沿(邊烽燧)·내지봉수(內地烽燧)·권설봉수(權設烽燧)·요망대 등으로 구분된다. 

거제에서 운영된 봉수대는 가라산·계룡산·백암산·영등·등산·강망산·능포·지세포·와현·옥녀봉 등 10곳에 이른다. 이중 가라산·계룡산·백암산 등은 한양의 경봉수와 연결된 봉수이고, 나머지는 주요 군사시설에 자체적으로 운영된 권설봉수다. 

거제지역 성곽 유적 대부분이 적을 살피고 방어하기 좋은 위치에 쌓다 보니 빼어난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 듯이 지역 봉수대도 비슷한 위치에 만들어져 있다. 

이는 봉수대가 다른 지역보다 거제에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풍경이자 문화관광 유산으로 가치가 뛰어난 유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거제옥녀봉봉수대. @최대윤
거제옥녀봉봉수대. @최대윤

거제 한컷이 처음으로 찾은 거제의 봉수대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129호 옥녀봉봉수대다. 문헌에는 옥녀봉봉수대를 옥산요망(玉山瞭望) 또는 옥림산봉수(玉林山烽燧)로 기록하고 있다. 

옥녀봉봉수대는 시내버스를 타고 한화오션 정문에서 하차한 후 맞은편 방향으로 가다 만나는 이정표를 따라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옥녀봉봉수대까지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오르면 된다. 우거진 숲이 주는 피톤치드를 느끼며 오르다가 만나는 산새와 청설모와의 인사는 덤이다. 

옥녀봉봉수대에 오르면 한화오션과 지세포 앞바다의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우거진 숲이 봉수대의 시야를 가리고 있어 적의 동태를 살폈던 봉수대의 원래 기능을 가늠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거제옥녀봉봉수대에서 촬영중인 류정남 사진작가. @최대윤
거제옥녀봉봉수대에서 촬영중인 류정남 사진작가. @최대윤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옥녀봉봉수대까지 가는 길은 임도를 따라 차를 타고 가면 금방이지만 우거진 숲길 사이로 자연을 벗 삼아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봉수대에서 사진은 봉수대 연대의 독특한 구조물을 살려 촬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풍경을 함께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옥녀봉봉수대 정면은 소나무가 우거져 있지만 양쪽으로 한화오션과 지세포 앞바다를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다. 

거제옥녀봉봉수대. @최대윤
거제옥녀봉봉수대. @최대윤
거제옥녀봉봉수대에서 바라본 한화오션과 아주동 전경. @최대윤
거제옥녀봉봉수대에서 바라본 한화오션과 아주동 전경. @최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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