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5년 만에 거제 등록 외국인 1만 명 넘어
거제시 전담팀 구성 등 거주 외국인 노동자 지원 노력

한화오션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조선업 불황기 이후 급격히 감소했던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수가 조선업 호황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 투입에 힘입어 5년만에 1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의 안정적 체류를 위한 경제·주거·의료·교육·문화 등 외국인 종합 지원정책이 시급해 보인다.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수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지난 2015년 11월 1만5082명이었으며 이후 2016년 1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7년 10월부터 9739명을 기록해 외국인 거주자 1만명 시대를 마감했다.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던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수는 지난 2022년 5월 5020명을 기록하는 등 등록 외국인 수가 가장 많았던 2015년 11월에 비해 3분의 1수준까지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2022년 거제지역 조선현장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조선산업 현장에 본격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하면서 등록 외국인 수가 급증했다.

지난 2022년 12월 5861명이었던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수는 2023년 9월 1만 70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12월 현재 1만1773명까지 증가한 상태다.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수가 마지막으로 1만명을 넘었던 시기는 1만183명을 기록했던 지난 2017년 9월로 5년(60개월)만에 기록이다.

또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수가 바닥을 보였던 2022년 5월과 지난해 12월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수를 비교하면 1년 4개월 만에 두 배 넘게 외국인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거제시는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수 증가의 원인이 조선산업 호황에 따른 조선 현장 외국인 근로자 투입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인구의 증가 대부분이 조선산업 등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거제시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기준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노동자는 2712명으로 비전문취업(E-9) 2113명, 특정활동(E-7) 492명, 방문취업(H-2) 107명으로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중 노동자의 77.9%인 비전문취업 노동자가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2023년 12월 기준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노동자는 1년 새 4265명이 늘어난 6977명을 기록했으며 비전문취업(E-9) 3220명, 특정활동(E-7) 3055명, 방문취업(H-2) 117명으로 예년에 비해 특정활동(E-7) 외국인 노동자가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12월 기준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노동자 6977명 중 95.9%인 6691명이 삼성중공업(3568명)과 한화오션(3123명) 등 거제지역 양대 대형 조선소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이 지역 조선산업 현장의 인력난을 메우는 역할에 투입됐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거제지역 양대 조선소에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85.4%인 5719명이 협력사 소속으로 근무하는 데 비해 원청사 소속으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 수는 14.5% 수준에 그치는 등 격차를 보였다.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는 거제지역 등록 외국인 국적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어 이에 따른 외국인의 문화별 차이와 특성에 맞춘 외국인 종합 지원정책의 수립이 필요해 보여서다.

정부도 최근 산업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올해만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전국적으로 16만5000명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거제지역 외국인 노동자는 더 늘어날 전망인데다 외국인 노동자의 의존도가 높은 거제 지역의 조산산업의 생산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외국인 노동자의 빠른 정착을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거제시는 올해부터 조선지원과 내 외국인노동자지원팀을 신설하는 등 지역의 늘어나는 외국인의 복지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거제시청 외국인노동자지원팀은 외국인노동자 지원사업 발굴 및 추진, 외국인노동자 사회적응 프로그램 운영,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비자 추진 외에도 다양한 외국인 지원정책을 발굴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일부 거제시민 중에는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가 지역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저조한데다 외국인 노동자를 장기간 충원할 경우 조선소 현장을 떠난 숙련기술자들이 돌아올 자리는 점점 줄어 우리나라 조선 기술의 저하 및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민 A씨는 “조선산업 불황기에 거제지역 조선소 현장을 떠난 숙련기술자의 복귀보다는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만 늘린다면 조선산업의 미래는 앞을 내다볼 수 없을 것”이라면서 “단순히 외국인 노동자를 늘리기보다는 관련 제도들의 허점을 보완하고 내국인 조선소 숙련기술자를 양성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가 당장은 지역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되거나 직접적인 체감을 느낄 수 없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산업 현장 중 외국인 노동자가 투입되지 않은 현장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들이 자치하는 비중과 의존도가 높은 것만은 사실”이라며 “지역 사회의 외국인 증가를 이방인나 불청객의 증가로 여기기보다 이들과 함께 상생하고 지역을 발전시킬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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