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수 거붕백병원 소아과 과장
최한수 거붕백병원 소아과 과장

옛날에는 못 먹어서 문제였다. 이제는 너무 먹어서 문제가 되는 시대가 됐다. 

어른 비만도 문제이지만 청소년·소아 비만은 더 큰 문제다. 왜냐하면 비만 초기단계인 지금 비만을 제대로 조절하지 않으면 바로 성인비만으로 넘어가서 대사질환이나 성인병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더구나 성인의 기준으로 보면 체중이 아직 성인 비만의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에 경각심을 덜 갖게 마련이다. 아이들 기준으로 보면 벌써 심각한 수준인데도 어른들의 기준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초기에 진단해서 조기치료를 하면 효과가 훨씬 좋은 법이다.

소아비만의 제일 큰 포인트는 주변 어른들, 특히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들은 아직 심각성을 모른다. 하지만 어른들은 어른들의 눈으로만 아이들을 바라보고, 또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하는 마음이다. 사실 특별히 해 줄 것도 없고, 가끔 잔소리만 하는 정도다. 

우선 우리 아이들의 비만 여부나 비만 심각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치료? 사실 할 것이 많다. 하지만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성장기의 아이들이라는 것 때문에 제한을 하는 것이다. 주사·약 모두 쓸 수 있다. 하지만 소아 또는 청소년이라는 것 때문에, 즉 성장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큰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식이요법과 행동요법이다. 요법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아니고, 간단하게 말해서 쓸데없는 것만 먹이지 말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말을 듣는가? 처음 한두 번은 말을 듣겠지만, 금방 원상복귀 한다.

그래서 처음에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버지·어머니는 예전 생활 그대로인데, 아이들만 절제하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의 비만상태를 알고 그 심각성도 아는 것이 꼭 필요하다. 

무조건 먹지 말라고 하면 안 된다. 오히려 더 먹고 싶은 것이 아이들의 심리다. 아이들과 계속 타협하면서 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과자를 먹지 말라고 하지 말고, 과자를 찬장 높은 곳이나 냉장고 안쪽에 깊이 넣어 보자. 사실 언제든지 마음먹으면 먹을 수는 있다. 하지만 먹으려면 의자도 놓아야 되고, 냉장고 안의 앞에 놓여 있는 음식을 치워야 하고, 먹고 나서도 제자리에 놓아야 한다.

즉 귀찮게 하는 것이다. '나는 먹을 수 있지만, 귀찮아.' 그래서 5번 먹을 것을 2~3번으로 줄일 수 있다면 일단 성공이다. 야단을 치면 역효과를 낼 때가 많다. 

결론을 말하면 일단 아이들의 비만 상태를 체크해서 어느 정도인지 나이에 비해서 심한 정도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다음을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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