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의 푸르름을 품은 거제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 큰 섬으로 천만 관광도시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남해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거제신문은 한동안 지면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이집 어때'라는 코너를 [요 어떻소!-거제의 맛&멋]으로 다시 신설해 관광객 및 지역민들에게 거제의 맛과 멋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둔덕한우관 '갈비탕'. @최대윤
둔덕한우관 '갈비탕'. @최대윤

옛부터 '제주는 말섬, 거제는 소섬'이라는 말이 있다. 조선 초부터 거제에는 9목장을 설치해 육지에서 환도한 백성들과 거제를 지키는 조선 수군이 소와 말을 관리했고 이중 으뜸은 왕실의 제사용으로 사용된 거제산 흑우(黑牛)였다. 

지금은 거제 소의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상태지만 조선시대까지 거제 들판에서 풀을 뜯으며 자라난 소는 한양까지 천리길을 올라 임금님의 수라상을 풍요롭게 하곤 했다. 

소섬 거제의 옛 영광은 찾지 못했지만 여전히 거제 소가 으뜸이라며 거제 한우의 맛과 자존심을 이어가는 한우 전문식당이 있다. 둔덕농협 한우관이다. 

둔덕농협 한우관은 거제에서 보기 드물게 점심시간이나 주말이면 대기표를 뽑아 줄을 서야만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을 수 있는 곳이다. 

둔덕한우관 한우고기와 '갈비찜'. @최대윤
둔덕한우관 한우고기와 '갈비찜'. @최대윤

그래서 처음 식당을 열었을 때는 둔덕 한우농가에서 키운 한우를 중간 유통과정 없이 직접 판매했지만 지금은 수요가 부족해 다른 지역 한우를 공급받기도 한다. 

둔덕농협 한우관의 한우는 맛과 품질만큼은 다른 식육식당과 비교 자체를 거부할 정도로 자긍심이 대단하다. 

특히 둔덕농협 한우관의 대표 메뉴인 한우를 둔덕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해 상차림비(4000원)만 내고 먹는 신선한 한우는 '살살 녹는다'는 의미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메뉴다. 

하지만 둔덕농협 한우관에는 능이갈비탕(찜)·한우생불고기전골·쇠고기국밥 등의 메뉴가 호시탐탐 대표 메뉴의 자리를 넘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둔덕한우관 전경. @최대윤
둔덕한우관 전경. @최대윤

●능이갈비탕 = 버섯은 '一능이·二표고·三송이'라 했다. 표고양식이 대중화되면서 요즘은 '일능이·이송이·삼표고'라 하기도 한다. 둔덕농협 한우관 갈비탕은 능이버섯과 함께 우려내 국물의 풍미를 더 한다. 버섯중에 향이 으뜸이라는 능이는 갈비탕의 잡내를 잡아주기도 하지만 단백질 분해효소가 많아 육류와 궁합이 좋고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많다. 

●갈비찜 = 한우관의 (능이)갈비찜도 인기 메뉴다. 신선한 소갈비는 한우관의 비법 소스로 절인 후 돌판 위에 올려 차려 나오는데 적당히 매운맛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입맛이거나 아이들이 있다면 순한 맛으로 주문하면 된다. 

●한우생불고기전골 = 고기와 국물을 함께 먹고 싶다면 한우생불고기전골를 추천한다. 선홍빛 신선한 한우생불고기 위에 둔덕면 인심을 닮은 넉넉한 야채와 버섯을 올려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메뉴다. 신선한 버섯·야채·한우생고기가 한데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깊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한우 쇠고기국밥 = 고기를 먹고 난 후 기름진 속을 따뜻하게 채우거나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였다면 시원한 쇠고기국밥 한 그릇이 제격이다. 한 숟갈 가득 두툼한 쇠고기와 뜨거운 국물을 '후후'불어 한 입 베어 물면 부드러운 소고기는 목구멍 아래로 미끄럼질하고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은 속을 달래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