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국 검찰청 범죄피해자지원센타 운영위원
정형국 검찰청 범죄피해자지원센타 운영위원

모처럼 맞은 조선 호황으로 동남아 등 세계 각국에서 많은 외국인 인력들이 양대 기업에 근무하기 위해 입국했으며, 지금도 현지에서 고용계약 추진 중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반가운 일일 수도 있고, 달리 보면 안타까운 일일 수도 있다.

지금 시점에서 과거 조선업에 종사했던 국내 근로자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개척자의 정신으로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오직 경제 활성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바친 그들 모두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하고 싶다.

이미 과거를 경험하고 떠난 수많은 조선소 인력들은 다시는 조선소에 근무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원인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늘 불안속에 근무해야 되고,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열악한 환경이 문제다. 사실 작업장의 안전사고는 늘 중대재해가 도사리고 있다. 그렇기에 더이상 생명을 담보로 하는 조선소에서의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지금의 외국인들은 그야말로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기에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다. 앞으로 하나둘씩 느끼고 깨우치게 될 것이고, 각종 노사갈등과 또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다고 본다. 사전에 계약관계 등을 치밀하게 하고 철저한 대비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외국인노동자와 거제시민의 공존공생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외국인노동자들이 대거 입국하면서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퇴근 이후 이들이 거주하는 인근 마트에는 줄을 서 물건을 구입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 마트점주들은 대박이 난 셈이다. 그런가 하면 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외국인 일부는 심야에 삼삼오오 모여 고성방가를 일삼아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최근 지인이 직접 경험했던 사례에서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거제시민들도 유사한 경험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인은 외국인노동자에게 세를 준 원룸의 우편함을 정리하다가 과도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신변보호용으로 가지고 다닐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단 과도만 수거해 창고에 넣어뒀다고 전했다. 건물주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덧붙여 외국인노동자 상당수는 내국인들과 공존공생이라는 명분 속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기본적인 소양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일부겠지만 쓰레기 분리수거의 개념이 없고, 위생상태도 불결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일부 다가구주택 소유자들은 숙소제공을 기피하기도 한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출·퇴근 수단으로 이용하는 자전거·오토바이 등이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로 인해 택시기사들 사이에선 아침에는 조선소 방향으로 가는 손님을 기피하는 현상도 있다고 한다. 16년을 무사고로 택시를 운전했다는 한 기사는 자칫 잘못해 교통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개인택시 배정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을 할 수 없다. 지난해부터 외국인 대거 입국으로 야기될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언론을 통해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기업과 해당 기관의 안일한 태도가 안타깝다.

여고생을 둔 한 학부모는 야간 자율학습을 마친 귀갓길에 외국인과 마주치면 불안하다는 딸의 하소연을 그냥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이대로 방치해 둘 것인가? 한 번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될 시점이다. 

지금부터라도 민·관·기업에서는 현상을 잘 파악하고 시민사회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 아울러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역에 원만하게 적응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배려하는 문화가 잠재돼 있다. 글로벌시대를 맞아 서로 윈윈하는  다각적인 상생방안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