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55】 '거제숲소리공원'

사진은 촬영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과거의 시간이 남긴 산물이다. 사진은 흔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인 순간까지 한 장 한 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거제에는 사진으로 거제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거제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주는 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며 늘 새벽이슬과 은하수와 벗하며 살아가는 류정남 작가다. 류 작가는 취미는 거제의 포토존 명소 만들기다. 최근 10년 동안 그가 만들고 소개한 촬영지는 이른바 거제의 '핫 플래이스'가 됐다. 
 '거제 한컷'은 류 작가와 함께 떠나는 '인생 사진 남기기'코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제의 비경을 소개해 새로운 거제의 관광지 및 포토존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거제 한컷'은 기존에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 남기는 법도 공유할 예정이다. 류 작가와 거제신문이 함께 만드는 포토스토리텔링 '거제 한 컷'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먼 미래엔 반짝이는 거제의 과거로 기억될 것이다.  - 편집자 주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팜파스그라스.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팜파스그라스. @류정남 사진작가

가을이다. 어느새 하얀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백로(9월8일)가 지나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9월23일)이 다가온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기운이 돌면서 짧은 여름옷을 정리하고 소매가 긴 가을옷 준비를 서둘러야 할 시기다. 예쁜 가을옷을 입고 거제 한컷과 함께 '인생사진' 남기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팜파스그라스.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팜파스그라스. @류정남 사진작가

# 가을 분위기 물씬, 팜파스그라스

이번 촬영장소는 거제면 거제숲소리공원이다. 계절마다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거제숲소리공원은 요즘 팜파스그라스와 꽃무릇이 한창이다. 

숲소리공원에서 가장 먼저 반기는 풍경은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우뚝 솟은 팜파스그라스 군락지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꽤 이국적이고 몽환적인 풍경이 가을 정취를 듬뿍 담고 있다.

팜파스그라스는 초가을 날씨에 만발하는 식물로 깃털모양의 풍성한 이삭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식물이다. '서양억새'라고도 불리는 코르타에리아속 벼과 식물로 아르헨티나가 원산지다. 그래서 이름도 남미 초원지대를 뜻하는 팜파스와 풀을 뜻하는 그라스를 연결해 붙여졌다. 

사람보다 큰 키와 은백색의 탐스러운 꽃이 특징인 팜파스그라스는 개화기간이 길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거리며 거제숲소리공원을 찾는 시민들을 오랫동안 홀릴 것 같다.

이곳 팜파스그라스 군락에는 팜파스그라스 깃보다 더 하얀 창문모양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인생사진을 남기기 좋다. 특히 이곳은 아직 꽃망울을 많이 틔우지 못한 핑크뮬리가 활짝 웃으면 팜파그라스 군락과 함께 더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꽃무릇군락.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꽃무릇군락. @류정남 사진작가

# 애틋한 사랑 닮은 꽃무릇 붉은 융단

거제숲소리공원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걷다보면 시원스레 쭉 뻗은 편백숲 사이에 핀 붉은색의 탐스러운 꽃이 솟아오르고 있다.

촬영을 진행한 날은 꽃망울을 피우지 못해 아쉬웠지만, 며칠 만에 꽃이 만발하는 꽃무릇의 특성상 지면이 보도될 즈음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꽃이 진 뒤 잎이 나오기 때문에 서로 만나지 못하는 애틋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간직한 꽃무릇의 정식명칭은 '석산'으로 가을을 알리는 빨간 꽃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에 피는 꽃무릇은 그야말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푸른 편백숲 아래를 물들여 놓은 모습이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가느다란 꽃대 위에 왕관처럼 피어난 꽃잎은 꽃대의 몇십 배나 큼직하게 자라나 있고 선명한 빨간색이 유난히 아름답다. 

거제숲소리공원에는 빨간색 꽃무릇만 피는 게 아니라 드물게 노란 꽃무릇도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류 작가는 거제숲소리공원에서 꽃무릇촬영하기 좋은 시간을 이른 아침 해가 뜨는 시간을 추천했다. 운이 좋으면 편백숲을 가득 메운 아침 안개를 배경으로 몽환적인 꽃무릇군락을 촬영 할 수도 있단다. 

거제숲소리공원에서 팜스르를 배경으로 촬영중인 류 작가. @최대윤
거제숲소리공원에서 팜스르를 배경으로 촬영중인 류 작가. @최대윤

 

■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꽃이나 식물을 배경으로 하는 사진을 촬영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법 중 하나가 아웃포커싱이다. 아웃포커싱은 사진의 배경을 흐리게 만들어 감성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촬영법으로 주로 인물 사진 촬영에도 많이 사용된다. 
 DSLR 카메라의 경우 망원렌즈가 적당하며 수동으로 조리개를 조정해 아웃포커싱 범위를 조정하면 된다. 휴대폰을 사용한 아웃포커싱으로 촬영할 경우 인물모드나 프로모드를 사용해 쉽게 연출할 수도 있지만 꽃이나 모델을 가까이 찍으면(너무 가까우면 모델이 당황할 수 있으니 주의) 주변 풍경이 흐릿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팜파스그라스.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팜파스그라스.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팜파스그라스.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숲소리공원에 핀 팜파스그라스. @류정남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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