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54]
거제 둔덕면 '백일홍&코스모스 군락지'

사진은 촬영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과거의 시간이 남긴 산물이다. 사진은 흔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인 순간까지 한 장 한 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거제에는 사진으로 거제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거제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주는 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며 늘 새벽이슬과 은하수와 벗하며 살아가는 류정남 작가다. 류 작가는 취미는 거제의 포토존 명소 만들기다. 최근 10년 동안 그가 만들고 소개한 촬영지는 이른바 거제의 '핫 플래이스'가 됐다. 
 '거제 한컷'은 류 작가와 함께 떠나는 '인생 사진 남기기'코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제의 비경을 소개해 새로운 거제의 관광지 및 포토존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거제 한컷'은 기존에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 남기는 법도 공유할 예정이다. 류 작가와 거제신문이 함께 만드는 포토스토리텔링 '거제 한 컷'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먼 미래엔 반짝이는 거제의 과거로 기억될 것이다.  - 편집자 주

거제 둔덕 백일홍 군락지.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 둔덕 백일홍 군락지. @류정남 사진작가

# 포도랑 가을꽃이 익어가는 둔덕여행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나 했더니 때아닌 가을장마 탓에 하늘보다 마음이 더 울상인 요즘이다. 하지만 상쾌하고 풍요로운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온 듯하다. 아침·저녁으로 청량한 바람이 기분좋게 불어오기 때문이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또 결실을 상징하는 계절인 만큼 들판에는 과일과 곡식이 무르익고 둔덕면에선 달콤한 포도송이가 살을 찌우고 있다. 

둔덕포도는 알이 굵고 당도가 높아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은데 오는 9일과 10일 둔덕가족 생활체육공원 일원에서 '거제둔덕 포도축제'가 '둔덕 포도愛 빠지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거제둔덕 포도축제는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도 준비돼 있지만 볼거리가 더 기대되는 축제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문턱에서 여는 거제둔덕 포도축제는 여름 무더위와 가을장마에 지친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달래줄 가을꽃 군락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아직 가을과 함께할 나들이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면 '거제한컷'이 소개하는 가을꽃 군락지로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거제 둔덕 코스모스 군락지.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 둔덕 코스모스 군락지. @류정남 사진작가

# 흐드러지게 핀 소담스러운 꽃송이, 그야말로 꽃멍

'거제한컷'이 올가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거제의 꽃 군락지는 거제둔덕국가관리묘역 맞은편(둔덕면 녹산1길) 인근 백일홍 군락과 거제둔덕 포도축제 행사장인 둔덕가족 생활체육공원(둔덕면 거제남서로 4557) 인근 코스모스 군락이다. 

둔덕면 1만3000㎡ 너른 들녘에 펼쳐진 백일홍과 코스모스 군락은 그야말로 '꽃멍'하기 좋은 장소다. 가을 햇볕을 듬뿍 받고 흐드러지게 핀 소박하고 소담스러운 백일홍과 코스모스가 바다를 보며 펼쳐낸 꽃물결은 기분 좋은 청량감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터운 분홍·연분홍·다홍·빨강·주홍·노랑색 꽃송이를 마구마구 피워내는 장면은 마치 꽃들이 부산스럽게 떠들어대는 것 같았다.

특히 백일홍 군락은 둔덕면의 일몰명소인 딴녹섬(소록도) 앞 바다를 배경으로 꽃망울을 틔웠다. 저녁노을과 함께 보면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100일 동안 핀다는 백일홍은 '백일초'로도 불리는데 순결과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만큼 연인과의 결실을 기다리는 시기라면 더욱 의미있는 나들이가 될 것 같다. 

거제둔덕 포도축제 행사장 인근에 핀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 군락은 넘실거리는 꽃이 파도치는 바다로 변했다. 코스모스 군락의 하늘하늘한 꽃잎과 대화를 나누다 문득 고개를 들면 푸른 가을하늘과 물비늘(윤슬) 반짝이는 바다 너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사진촬영에 열심인 류 작가. @최대윤 기자
사진촬영에 열심인 류 작가. @최대윤 기자

■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꽃밭을 배경으로 한 사진은 꽃을 렌즈 앞에 걸치고 꽃 너머 모델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거제한컷은 배경을 소개하는 목적도 있지만 꽃보다는 사람이 아름답게 촬영돼야 촬영하는 사람이 구박받지 않는 법이다. 
이번 촬영은 망원렌즈를 사용해 넓게 펼쳐진 코스모스 군락을 아웃포커싱해 배경으로 삼고 모델에 집중했다. 백일홍 군락은 꽃밭 너머 바다를 원근감 있게 촬영하는 게 포인트며 백일홍 군락과 바다 사이의 도로는 나오지 않게 촬영하면 좋다. 화려한 백일홍 군락 너머 아스라이 보이는 바다와 섬(화도·한산도)이 이색적이고 안정된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탐스럽게 열린 '둔덕거봉'.
탐스럽게 열린 '둔덕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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