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아주청소년문화의집 오효신 관장

오효신 거제시 아주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강래선
오효신 거제시 아주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강래선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처럼 청소년의 행복한 성장을 돕는 조력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꿈꿀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입니다."

거제시가 운영하는 아주청소년문화의집에서 만난 오효신(42) 관장은 자신의 꿈을 이렇게 요약했다.

개관 1주년을 맞은 아주청소년문화의집은 위탁관리와 직접 관리의 장·단점을 알기 위해 거제시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 1호점이다. 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학교와 가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 운영하며 청소년을 돕는다.

거제에는 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위탁 운영하는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문화의집 그리고 돌봄센터 등 청소년들의 꿈과 행복을 지도하는 시설이 풍족한 셈이다.

오 관장은 거제 출신은 아니다. 2녀1남 늦둥이로 서울에서 태어나 축구와 육상 등 운동을 좋아해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육상선수였다. 

그때만 해도 육상은 인기 종목이 아니라 체고가 아니면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힘든 시절이었다. 결국 운동을 접고 친구 따라 자동차 전공 공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후 대학도 특별한 생각 없이 자동차과로 입학했다. 

공부에 흥미를 못 느끼고 있던 차에 봉사활동으로 청소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때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적성을 알았고 남들보다 잘하는 재능을 발견했다.

아이들과 어울려 뛰놀고 형처럼 누나처럼 살갑게 대하는 것이 싫지 않았고 아이들이 때론 귀찮고 무례한 행동을 해도 귀엽게 웃음으로 받아주는 자신의 모습에 동료들도 놀랍다며 이 길로 나가라는 농담을 했다.

오효신 거제시 아주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강래선
오효신 거제시 아주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강래선

꿈은 갈망하는 자만 가질 수 있는 행운

그는 청소년시절 미래에 대해 꿈을 구체적으로 설계하지 못한 것은 부족한 노력 탓도 있지만 꿈과 희망에 관해 이야기해주고 지도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청소년지도사에 맞추고 대학도 다시 사회복지학과로 편입해 웃음치료사·레크레이션 1급과 청소년지도사·사회복지사 2급을 취득해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안양시동안청소년수련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때 '억지로 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말의 의미를 알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회복지학을 알기 전에는 공부라고는 일도 해본 적이 없는 그였지만 좋아하는 것을 알게된 이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찾아서 했다. 

안양시청소년재단에 입사해 서울 부모님 집에서 왕복 4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며 청소년수련관 2곳과 문화의 집 2곳에서 11년간 일했다. 

그러다 2022년 아버지의 죽음으로 공허함과 알 수 없는 무기력함을 이겨내기 힘들어 퇴사를 결심했다. 

번-아웃 상태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아주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기간제 공무원 공고를 접했다. 홀로 계신 어머니를 두고 거제를 갈 수 없어 포기했었는데 한 달 뒤 재공고가 났다. 이번에는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원서를 접수, 면접을 보기 위해 거제로 왔다. 

겨우 불혹의 나이에 관장직을 수행하기는 경험이 부족할 수 있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덜컥 붙어버렸다. 

오효신 거제시 아주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강래선
오효신 거제시 아주청소년문화의집 관장. @강래선

거제, 전국 최고 청소년수련시설로

오 관장은 자신이 기획하고 경험한 프로그램중 효과와 만족도가 높은 우리고장 역사 바로 알기와 어린이 경제교실·초등 진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청소년문화의집이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지역과 학교·학부모들의 이해와 협조가 절대적이기에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교육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우지 못하는 지역 역사는 지역 향토사학자나 학예사의 도움으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역사교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경제교실은 '어렵게만 생각하는 경제용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접하는 경제활동을 쉽게 설명하고 용돈기입장과 저금통장도 경제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생 진로프로그램은 지역 학교의 호응도가 높아 청소년문화의집 홍보 효자 프로그램으로 이미 내년 활동도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직업을 중심으로 어떻게 하면 직업으로 연계될 수 있는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나중에 어떤 직업으로 가능한지 등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만든 프로그램이다.

그가 안양 청소년재단에 근무할 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꿈을 갖고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해줬고, 지금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아이돌 가수와 방탄소년단 백댄서·뮤지컬 배우 등이 탄생했다.

이제 1년 남짓 지났다. 아직 할 일이 너무 많고 또 거제시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기에 거제 청소년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거제에 맞는 꼭 필요한 지역 맞춤 프로그램을 만들어 거제시가 청소년문화의집 최고의 모범사례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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