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의종 초상화와 공주샘, 눈 덮힌 둔덕기성. @최대윤
고려 의종 초상화와 공주샘, 눈 덮힌 둔덕기성. @최대윤

고려 의종(毅宗) 24년(1170) 발생한 무신정변은 한국사 전체에서도 손꼽힐만한 중대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 이후 고려는 100년 가까이 무신들의 집권이라는 정치적 결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고려사(高麗史)'의 편찬자는 이 사건을 기점으로 고려시대 역사를 전기와 후기로 나눴고, 이러한 견해는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무신들은 의종을 거제로 유폐했다. 당시 의종이 머문 곳이 둔덕기성인지 혹은 거림리에 있었던 거제현 관아였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조선시대 기록 등에는 둔덕기성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종은 둔덕에 위폐 된 후 2년 동안 대외관계상 고려의 왕이었다. 당시 고려는 금나라와 사대관계였는데 무신정권과 명종은 여러 차례 금나라에 사신을 보내 의종이 병이 생겨 동생에게 양위했으니 책봉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나라 의종에겐 22세의 장성한 태자(왕기)가 있었기 때문에 무신정권의 외교 문서를 믿지 않고 의구심을 품고 제대로된 사실을 조사하려고 했다.

송나라도 무신정변이 일어나고 3년이 지나서야 고려에 사신을 보내는 등 당시 명종과 무신정권의 고려는 나라 안팎으로 왕위를 인정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의종의 거제생활은 1173년 8월 동북면병마사 김보당이 의종 복위 운동을 위해 경주로 거처를 옮기면서 끝이 난다. 

무신들은 김보당의 복위운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고려의 요직을 독점하지 못하다가 이 사건 이후 주요 요직에 앉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또 1174년에는 의종의 시해와 문신 학살을 이유로 반기를 든 서경유수(西京留守) 조위총이 22개월 동안 무신정권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의종이 정치에 소홀했고 '무신정권의 원인 제공자'라는 그늘 뒤에는 북진정책, 백성 구율, 왕권강화 정책, 상정고금예문편찬, 고려상감청자 전성기 등 치세에 대한 업적이 있다.

한국사 산책 = 고려 무신정권

1170년 정중부와 이의방 등 무신들이 난(무신정변)을 일으키고 의종을 폐위시키면서 시작된 무신정권은 100년 동안 고려를 지배한다. 

무신들 사이에서도 권력 다툼이 계속돼 최충헌의 최씨 무신정권이 세워지기 전까지 최고 권력 기구가 바뀌는데 정중부와 이의방 시대에는 중방, 경대승 시기에는 도방, 최충헌은 교정도감(도방 확대)을 운영했다. 

최씨 무신정권은 원(몽고)나라의 침입 이후 김준이 최의를 죽이고 정권을 잡아 몽골에 대항(삼별초 등)했으나 결국 원나라에 의해 1270년 끝나게 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