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51】남부면 '수국동산'

사진은 촬영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과거의 시간이 남긴 산물이다. 사진은 흔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인 순간까지 한 장 한 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거제에는 사진으로 거제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거제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주는 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며 늘 새벽이슬과 은하수와 벗하며 살아가는 류정남 작가다. 류 작가는 취미는 거제의 포토존 명소 만들기다. 최근 10년 동안 그가 만들고 소개한 촬영지는 이른바 거제의 '핫 플래이스'가 됐다. 
 '거제 한컷'은 류 작가와 함께 떠나는 '인생 사진 남기기'코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제의 비경을 소개해 새로운 거제의 관광지 및 포토존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거제 한컷'은 기존에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 남기는 법도 공유할 예정이다. 류 작가와 거제신문이 함께 만드는 포토스토리텔링 '거제 한 컷'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먼 미래엔 반짝이는 거제의 과거로 기억될 것이다.  - 편집자 주

지난 22일 거제시 남부면 수국동산에서 시민모델로 나선 연사랑마당넓은집 황영진·윤지영씨. @류정남 사진작가
지난 22일 거제시 남부면 수국동산에서 시민모델로 나선 연사랑마당넓은집 황영진·윤지영씨. @류정남 사진작가

# 몽글몽글·형형색색 여름꽃 수국 
올해도 어김없이 수국의 계절이 돌아왔다. 파스텔톤으로 곱게 물든 몽글몽글한 수국꽃은 장마와 함께 온다. 그래서인지 수국의 꽃말은 여름 장마처럼 '변덕'이다. 또다른 꽃말은 '진심'이다.

수국은 한자 물 수(水), 국화 국(菊)을 쓰는데 물을 좋아하는 국화라는 뜻이다. 꽃말과 이름에 걸맞게 진심으로 물을 좋아하고 국화처럼 넉넉한 꽃을 피운다. 수국의 속명인 히드란게아(Hydrangea)도 그리스어로 물을 뜻하는 '하이드로(hydro)'와 그릇을 뜻하는 '안게리온(angerion)'이 합쳐진 말이다.

수국은 토양 산도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내는 특징이 있어 여름 축제의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시민모델 윤지영씨. @류정남 사진작가
시민모델 윤지영씨. @류정남 사진작가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 초록이 살짝 비치는 흰색이었다가 점차 밝은 파란색으로, 보라색으로 변한다. 토양의 산도에 따라 꽃잎은 옷을 갈아입는다. 알칼리성이면 분홍색이 짙어지고 산성이면 푸른색으로, 중성이면 흰색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제 한 컷'은 남부면 저구항 수국동산에서 진행됐다. 정갈하게 조성된 수국동산에는 탐스럽게 핀 수국과 바다와 맞닿은 저구항으로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수국은 멀리서 보면 한 송이 큰 꽃 같지만, 사실은 작은 꽃송이들이 동그랗게 모여 큰 원을 이루고 있다. 동그랗게 모인 작은 꽃들이 커다란 꽃으로, 또 커다란 꽃들이 군락을 이루는 풍성함은 언제나 보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햇살을 머금은 수국의 꽃잎은 하나하나 보석처럼 빛나 보인다. 그 보석에 얼굴을 묻고 인생샷을 찍으면 수국이 꽃인지 내가 꽃인지 헛갈리기 일쑤다. 

수국과 바다를 배경으로 촬영한 모습. @류정남 사진작가
수국과 바다를 배경으로 촬영한 모습. @류정남 사진작가

# 바다와 맞닿은 저구항 제6회 남부면 수국축제

지난 23·24일 이틀간 '제6회 남부면 수국축제'가 열렸다. 남부면이 지역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축제를 연 것이 시초다.

하지만 남부면민이 볼거리 수국을 심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이다. 주민 스스로가 지역 발전을 위해 식재한 수국은 시간이 지나 남부면 해안도로를 따라 어느 바다와도 비교할 수 없는 비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푸르디 푸른 한다발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수국축제는 바다와 맞닿은 수국동산은 물론 공연·포토존·푸드트럭·플리마켓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남부면 수국동산. @류정남 사진작가
남부면 수국동산. @류정남 사진작가

올해 남부면 수국축제는 4년만에 제대로 치러지는 수국축제이기도 하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로 축제가 축소됐고, 지난해에는 가뭄으로 수국이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거제 한 컷'은 축제가 시작되기 이틀 전인 지난 22일 촬영됐는데 축제 전부터 몰려든 방문객으로 이른바 '수국 반, 사람 반'이었다. 

남부면 저구항의 수국은 축제 이후 더 만발할 것으로 보이며 오는 7월 중순까지 풍성함을 잃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모델을 촬영중인 류 작가. @최대윤
사진모델을 촬영중인 류 작가. @최대윤

 

■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전국에 수국 명소가 많다지만 바다와 맞닿은 대규모 수국 군락은 남부면 저구항 수국이 유일한 것 같다. SNS 등을 통해 이미 유명해진 남부면 저구항 수국이지만 수국을 배경으로 한 사진은 장소와 촬영 방법에 따라 수국처럼 다양해진다. 

보통 수국을 촬영하는 사람들은 수국을 뒷배경으로 놓고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남부면 저구항 수국동산은 방문객들이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수국 군락 뒤편까지 공간을 둬 수국 군락을 훼손하지 않고도 수국을 걸치고 촬영하는 사진이 가능하다. 추천 인생샷은 모델이 해안도로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촬영자는 군락 뒤편에서 수국 군락을 걸치고 찍는 방법이다. 

이번 한 컷은 바다와 모델을 돋보이게 하고 수국은 아웃포커싱으로 처리해 이색적인 사진을 시도했다. 하지만 좋은 사진은 발품을 팔아야 얻을 수 있기에 다양한 렌즈와 각도로 촬영를 시도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남부면 저구항 수국동산은 다양한 포토존과 조형물이 있어 이를 이용한 추억사진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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