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오는 17일 오전 10시 옥포대첩축제 주무대서 열려
우수작품 '거제문학 43집' 및 거제문협 시화전시 게재 예정

제61회 거제옥포대첩축제 기념 백일장이 열린 옥포대첩기념공원 기념탑 일원 / 사진 최대윤 기자
제61회 거제옥포대첩축제 기념 백일장이 열린 옥포대첩기념공원 기념탑 일원 /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시가 주최하고 (사)한국문인협회거제지부(회장 김삼석)가 주관한 제61회 거제옥포대첩축제 기념 백일장이 지난 10일 옥포대첩기념공원 기념탑 일원에서 열렸다.
이날 백일장에는 400여 명의 초·중·고등학교, 대학 및 일반 참가자들이 참여했으며, 3차에 걸친 심사를 거쳐 입상자가 결정됐다. 

입상자에게는 상장과 부상으로 문화상품권이 주어지며, 학생부는 각 학교별로 시상하고 대학·일반부는 주소지로 우송하게 된다.

또 이번 백일장 우수작은 ‘거제문학 43집’과 거제문협 시화배너전시와 선상문학제 시화배너전시를 통해 게재될 예정이며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전 10시 옥포대첩축제 주무대가 설치된 옥포수변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임순  거제옥포대첩축제 기념 백일장 심사위원장은 “ 아동수가 줄어들어 시골 학교가 폐교되고 하루가 다르게 인구 소멸지역이 늘어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오랜만에 백일장을 열게 돼 즐거웠다”면서 “오늘만큼은 손 펜으로 글을 쓰는 학생들의 모습이 예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제61회 거제옥포대첩축제 기념 백일장 심사평, 입상 내역, 대상 작품을 소개한다. 

제61회 거제옥포대첩축제 기념 백일장 심사평 

우리는 오랫동안 코로나라는 역병에 시달렸다.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말문을 닫고 살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병균이 이웃과 벽을 쌓게 했고 단절된 삶을 살게 했다. 

마음껏 뛰어놀아야 했던 아이들의 발목까지 잡아 버린 게 참으로 안타까웠다. 이제, 조금씩이나마 일상으로의 회복이 사람 사는 세상의 맛을 느끼게 한다.

 “꿈을 꾸어라. 꿈을 잃는 것은 삶의 의미를 잃는 것이다.”

 삶에 있어서 행복을 찾아가는 여로는 희망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문학이란 인간의 심성을 아름답게 가꾸어주는 황금 샘(沼)이다. 그 사람의 성격을 지배하는 건 결코 물질이 우선 되는 게 아니다.

 천부적인 재능은 타고나지만 그건 몇 프로에 불과할 뿐 재능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AI에 인간의 지능이 지배당하고 쳇GPT가 삶을 대신해 주는 세상이 되었다. 말 만하면 무엇이든 만들어주는, 심지어 문학작품까지 대필해준다.

 아동수가 줄어들어 시골 학교가 폐교되고 하루가 다르게 인구 소멸지역이 늘어나는 안타까운 현실에 우리는 직면해 있다. 올해로 61회를 맞은 옥포대첩 행사를 오랜만에 열게 되어 한없이 즐거웠다. 

컴퓨터에 익숙한 아이들이 오늘만큼은 손 펜으로 글을 쓰는 모습이 눈물 나게 예쁘고 고마웠다. 글을 잘 쓰고 못쓰고는 절대 중요하지 않다. 

그걸로 평가 기준을 매긴다는 것조차도 부끄러웠다. 수상작을 가려내야만 하는 제약은 너무 가혹한 형벌이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앞으로 살아가면서 경쟁 사회에서 겪어내야만 하는 과정이기에 부득이 선별할 수밖에 없었다. 

눈에 띄는 작품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상동초 6-2 조서랑 학생의 ‘편지’를 전체 대상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처음으로 생리가 시작된 날 어머니는 꽃을, 아버지는 케이크와 함께 ‘철학의 숲’이라는 책과 편지를 선물로 받는다. 

여자로 태어나서 생명을 키워내야만 하는 어머니로서의 출발의 기점에서 온 가족이 축하를 보내주는 장면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게 감동을 주었다. 전체 대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심사위원들이 뜻을 모았다. 참가한 모든 학생에게 내년을 기약하며 격려의 응원을 보낸다.

                                                         (백일장 운영위원장 김임순)

 

 제61회 옥포대첩기념백일장 입상작 

【전체장원】 
▲대상: 조서랑(거제상동초6-2)

【초등부 저학년/운문】 
▲장원: 한민채(거제용소초2-1)
▲차상: 강유승(국산초3-7),최세연(양정초2-1),노승우(국산초2-1),구창진(국산초2-2)
▲차하: 권희윤(거제중앙초3-4),정서윤(거제중앙초2-1),최희정(거제용소초3-5)
▲참방: ,최서진(양정초1-5),이예은(내곡초3-1),박호준(국산초2-7),김강우(제산초2-1),
한동윤(거제용소초1-2),함준우(국산초2-2),방지민(대우초3-솔),박주혁(국산초3-1)
,최하준(대우초2-솔),배하율(아주초3-1),김태영(삼룡초2-4),차지음(내곡초3-6),
정희주(국산초2-1),김선우(제산초2-6)

【초등부 저학년/산문】 
▲장원: 윤제인(삼룡초(3-3)
▲차상: 임하랑(아주초(3-4),한민채(거제용소초2-1),김효주(아주초3-2)
▲차하: 최하준(대우초2-솔),손호재(아주초3-2),
▲참방: 조민국(진목초2-1),권희윤(거제중앙초3-4),최무빈(아주초3-2),
소연정(국산초3-5),김규민(아주초3-2)

【초등부 고학년/운문】 
▲차상: 이윤호(오비초6-1),이도현(중곡초6-3),옥주원(내곡초(4-3),김찬비(거제중앙초4-2)
▲차하: 윤혜나(옥포초5-2),최이현(양정초6-4),구보경(국산초(5-2),배서율(아주초4-4)
▲참방: 박다연(대우초(5-대),김나희(수월초(4-4),구단아(삼룡초5-4),이정원(양정초6-4)
정하린(거제중앙초6-5),조서현(삼룡초4-5),박주연(고현초5-1),원지우(국산초4-3),
정해진(중곡초5-2)

【초등부 고학년/산문】 
▲차상: 이도현(중곡초6-3),정효리(기성초5-2),
▲차하: 원유찬(국산초6-5),박주연(고현초5-1),오현서(거제상동초5-10)
▲참방: 윤지후(삼룡초5-7),임하율(기성초6-3),김주연(진목초(5-1),박태원(국산초5-3)
신유이(내곡초4-9)

【중.고등부 운문】 
▲장원: 김수민(거제중2-6)
▲차상: 박설유(신현중3-3)
▲차하: 김세진(신현중3-7),
▲참방: 서효연(신현중3-8),하경헌(신현중3-8),안수정(신현중3-5)
차영은(거제중2-3),박수현(계룡중2-1)

【중.고등부 산문】 
▲장원: 정혁규(신현중3-8)
▲차상: 차영은(거제중2-3),박수현(계룡중2-1)
▲차하: 노윤아(거제중3-3),손지은(옥포성지중1-5) 
▲참방: 김예람(통영 충렬여고1-2)

【일반부/운문】 
▲차상: 김경화(문동)
▲차하: 김민정(수양로)
▲참방: 장예리(거제중앙로),김금미(성산로1길),이형옥(아주1로),이광수
구아진(덕포2길),강미정(고현로3길),이민하(아주로),이보라(상동1길),이사라(옥포대첩로)
윤미란(아주2로),하혜옥(서문로)

【일반부/산문】 
▲차상: 김문명(거제면),강미정(고현로3길)
▲차하: 조승남(문동),신선아(아주2로),김금미(성산로1길)
▲참방: 유정연(해명로52),주이환(제산로)
   

 

제61회 옥포대첩축제기념 백일장 대상작


                          편지 
           
                                         조서랑 (거제상동초 6학년)

  2021년 9월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서 나는 내 두 눈을 의심했다. 내  옷에 웬 검붉은 피가 묻어있었기 때문이다. 내 몸에 문제가 생겼는 줄 알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알려야 해서 엄마께 전화를 했다.

전화로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나니 엄마께서 오신다고 하셨다. 엄마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이 마치 3시간인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엄마가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축하해"였다. 나는 의아해서 "이게 무슨 말씀이세요?"라는 듯이 엄마를 쳐다보았다. 엄마께서는 생리를 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생리대 차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축하 파티는 나중에 하자고 하시고 일하려 다시 가셔야 해서 바로 가셨다. 영어학원을 가야 해서 일단은 영어학원을 갔다 와서 엄마께 다시 더 자세히 여쭤 보기로 하고 영어학원을 갔다.

그런데 생리대가 처음이라 불편하고 찝찝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 배도 아프고 뭔가 흐르는 느낌도 들어 힘도 없었다. 영어 학원을 마치고 집에 와서 가방을 정리하니 부모님과 동생이 왔다.

엄마의 손에는 꽃과 편지 봉투가, 아빠의 손에는 딸기 초콜릿 케이크와 며칠 전 부터 갖고 싶었던 ‘철학이 숲’이라는 책이 있었다. 나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 상황 파악만 하고 있었다.

 파티를 하는데 나는 아직 영문도 모른 채 축하를 받았다. 엄마께서 편지를 주시며 읽어보라고 하셨다. 편지를 펼쳐서 보니 이런 내용이었다.

  사랑하는 우리 딸 서랑이 에게
서랑아, 엄마야. 네가 생리를 한다는 말을 듣고 일을 하고 있는 중인데도 달려갔어. 네가 많이 놀랐을 것 같아. 갑자기 피가 났으니 그럴 만도 해.
지금 이것은 생리라고 하는 거야, 엄마는 우리 서랑이가 이렇게 잘 자라줘서
엄마는 너무 기뻐! 엄마도 어렸을 때 처음 생리를 했던 날을 생각해보면
생리 때문에 힘들 때마다 외할머니께서 도와주셨던 게 가장 기억에 남고,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 그래서 엄마도 네가 힘들 때 마다 도와주고 싶어. 그러니까 우리 서랑이가 힘들 때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엄마한테 도움을 청해 줬으면 좋겠어. 사랑 하는 우리 딸 서랑아, 생리하게 된 거 축하하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사랑해~
                         
                          2021년 9월 어느 날 엄마가

  편지 내용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바로 엄마께 안기며 “엄마, 사랑해”라고 말했다. 정말 특별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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