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곡동 어가횟집 '개조개미역국'

바다와 산의 푸르름을 품은 거제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 큰 섬으로 천만 관광도시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남해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거제신문은 한동안 지면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이집 어때'라는 코너를 [요 어떻소!-거제의 맛&멋]으로 다시 신설해 관광객 및 지역민들에게 거제의 맛과 멋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중곡동 어가횟집의 특미 '개조개미역국'. @옥정훈 기자
중곡동 어가횟집의 특미 '개조개미역국'. @옥정훈 기자

"미역국으로 몸보신 좀 합시다!"

장목면 앞바다의 싱싱한 개조개와 자연산 미역이 만나 몸서리치는 감칠맛과 풍미를 선사하는 미역국을 맛보기 위해 중곡동 어가횟집(대표 박진호·김현숙)을 찾았다. 

부드럽고 깊은 국물 맛에 수저를 다시 들게 하는 미역국은 혈액순환을 돕고 피를 맑게 해줘 아이 낳은 산모의 첫 식사로도, 생일날에도 손색없는 한 끼다. 

우리네 인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생음식으로 뜻깊은 날, 소중한 이에게 맛있는 한 끼 대접하고 싶을 때 방문해 보자.  

중곡동 어가횟집 박진호 대표. @옥정훈 기자
중곡동 어가횟집 박진호 대표. @옥정훈 기자

#'물고기를 훌륭하게 대접한다'는 '어가(魚嘉)'  

"다이버들이 직접 잡아 올리는 싱싱한 개조개를 잘게 다집니다. 자연산 미역하고 달달 볶아 한 시간을 사골 고듯이 푹 끓여냅니다. 인공첨가물은 일절 쓰지 않죠. 냉동 개조개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가게하고는 재료부터 차원이 다릅니다."

고기 '어'·아름다울 '가'자를 써서 고기를 훌륭하게 대접한다는 의미의 '어가'. 

이곳의 개조개미역국은 가게에 식사하러 온 한 고객이 김 대표의 손맛에 반해 미역국 한 번 해보시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일식부터 시작해 31년간 횟집을 운영해오며 지역 회정식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16년째 만들어오고 있는 개조개미역국은 조개에서 나오는 깊은 감칠맛과 뽀얀 국물맛에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개조개는 필수아미노산과 타우린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매일 아침 만드는 밑반찬도 웰빙식단이라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사등면의 텃밭에서 직접 기르는 채소와 시장에서 가져오는 제철재료로 매일매일 식단을 바꿔 고객에게 정성껏 내놓고 있다. 

본지 안압지 기자가 박진호.김현숙 대표와 조기태 전 사등농협장과 함께 미역국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옥정훈 기자
본지 안압지 기자가 박진호.김현숙 대표와 조기태 전 사등농협장과 함께 미역국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옥정훈 기자

#수산유통 40년, 장목 개조개만 고집

"집은 허름한데 음식 맛은 임금님 수라상 못지않아 깜짝 놀랐어요. 개조개미역국과 함께 신선한 해물에 한 상 거하게 차려지는 회정식에 반해 20년째 단골이 돼버렸죠."

30대 때부터 40여년 간 수산물 유통에 매진해온 박 대표는 지금도 장목에서 직접 공수하는 살아있는 개조개만 고집한다. 

부산·통영·거제 고현의 자연산횟집 치고 박 대표의 고기를 받지 않는 집이 없다고 했을 정도로 활어만 생각하는 전문가다. 

지금도 추자도·흑산도 등으로 달려가 지역특산 제철생선을 직접 공수해 온다는 그는 개조개미역국만큼 회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어가에서는 곧 시원한 물회도 맛볼 수 있다. 여름 보양식으로도 즐기기 그만인 개조개미역국 맛보러 어가로 가자.

중곡동 어가횟집 전경
중곡동 어가횟집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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