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칼럼위원
윤일광 칼럼위원

거제시 남부면 해금강은 우리나라 명승2호로 지정된 절경이다.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 내린 형상이라 갈도(葛島:칡섬)라 불렀는데 지금은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더 알려져 있다.

섬에는 천년 묵은 더덕이 있었다. 이 더덕은 어떨 때는 동자로, 어떨 때는 처녀로 변신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주로 상주로 변장하여 삿갓을 쓰고 삼베옷에 행건을 치고 거제읍내장에 와서 장을 봐 간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사람들은 이 천년 묵은 더덕을 잡기만 하면 불치의 병을 고치거나 비싼 값을 받아 팔자 고친다는 생각에 혹시 상주 복장으로 장에 나타났다가는 갈곶이 더덕으로 오인 받아 봉변을 당하기 일쑤였다. 지금도 갈곶이 더덕 이야기는 자주 회자되고 있다.(거제향토문화사 참고)

더덕은 뿌리 전체에 혹이 많아 마치 두꺼비잔등처럼 더덕더덕하다고 해서 '더덕'이라고 부르게 됐다는데, 생김새가 인삼이랑 비슷해서 종종 산삼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잎이 더덕은 4장이고, 산삼은 5장이라는 차이가 있다. 썰인지는 몰라도 TV쇼 진품명품에 산삼 십여 뿌리를 가지고 나온 사람이 있었다. 친구와 등산 중에 발견했는데, 친구가 더덕은 안 먹는다면서 혼자 차지해 집에 와서 보니 산삼 같아서 감정을 의뢰했는데 놀랍게도 1억 8백만 원 감정가가 나왔다고 한다.

오래된 일이지만 충남 공주 계룡산 갑사(甲寺)에 여행 갔다가 입구 사하촌에서 연탄불에 구운 양념더덕구이를 먹은 적이 있다. 처음으로 맛본 기막힌 맛이었다. '산에서 나는 고기'라는 애칭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

10년 이상 자연에서 자란 더덕은 인삼보다 그 효능과 가치가 높다고 한다. 그런데 며칠 전, 경남 하동에서 백년 이상 묵은 진기한 더덕이 발견되었다. 무게만 1.78㎏에 달하는 초대형이었다. 특히 100년 이상 된 더덕은 내부에서 물이 출렁거리는 소리가 나 '물찬 더덕'으로 불린다니 고사리 따려갔다가 횡재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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