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은 사람을 성도라고 합니다. 성도는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사람이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입은 사람입니다. 죄와 허물로 인하여 죽을 수밖에 없고 저주와 심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을 선택해 주시고 불러 주셔서 천국을 소망하며 오늘을 살아가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며 늘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살아야 할 줄 믿습니다.

그러나 갈보리 산 십자가의 그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을 완전히 망각한 채 자신을 아주 대단한 존재로 인식하며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시편103:2에서 시인은 강조하기를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으며, 고린도후서6:1에서는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게 주어진 은혜와 사랑을 늘 기억하며 감사로 화답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설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강가에 있다가 홍수로 떠내려오는 노루와 뱀과 사람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짐승들은 물에서 건져주자마자 감사를 표하고 자기의 길로 갔지만 사람만은 갈 곳이 없다고 하면서 자신을 거두어 줄 것을 요청하게 되었지요. 하도 사정이 딱한지라 그 사람을 한 식구로 받아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노루가 나타나 그를 물에서 구하여 준 사람을 뒷산으로 데리고 가서 땅을 파라는 시늉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파 보았더니 커다란 황금덩이가 묻혀 있었습니다. 그는 그 노루 덕분에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한식구로 받아준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 욕심이 생겼습니다. 도움받은 사람이 관가에 가서 자기를 구해 준 사람이 도둑질을 하여 부자가 되었다고 모함함으로 감옥에 갇히는 불행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갇혀있는 감옥에 독거미가 있어 부자가 물리게 되고 독거미에 물린 곳이 퉁퉁 부어올라 사경을 헤메고 있을 때 이번에는 물에서 건져준 뱀이 풀잎 두 장을 가지고 와서 한 장을 그 상처에 붙여줌으로 깨끗하게 회복되는 기적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 풀잎이 약초인 것을 알고 보관하게 되었는데 얼마 뒤 고을 원님이 뱀에게 물려 위험한 상태가 되었고, 부자 죄수는 그 풀잎으로 원님의 상처를 낫게 했습니다. 원님이 그를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감옥에 갇힌 이유를 묻자 그가 원님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게 된 원님은 그 부자를 풀어 주고 대신 모함을 했던 그 사람을 잡아 와 벌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 설화는 결초보은(結草報恩)과 배은망덕을 동시에 다루는 구전 설화입니다.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결초보은의 삶을 강조했으며 배은망덕의 삶을 멀리 경계한 바 있습니다. 배은망덕한 사람은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고 짐승과 같이 취급했습니다.

하루는 숲속의 왕인 사자 한 마리가 다른 짐승을 잡아 포식하게 되었는데 뜻하지 않게 뼈가 목구멍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뼈를 빼지도 못하며 혼자 애를 쓰는 사이에 뼈는 점점 더 깊이 살에 박혀 사자의 목숨을 위협하게 되었습니다. 평상시 사자의 위용에 두려움을 느낀 일반 짐승들은 울부짖는 사자의 포효에 놀라서 그 누구도 접근을 시도하려 하지 않았으니 도움도 청할 수도 없었습니다.

사자가 괴로워하는 그 모습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한 참새 한 마리가 다가가서 말하기를 '대왕님 제가 한 번 뽑아볼까요?' 하고 물으니, 워낙 다급했던 사자인지라 그는 도와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참새는 사자의 입속을 수도 없이 오가면서 마침내 걸린 뼈를 빼게 되었습니다. 사자는 아주 고마워하며 ‘내가 다음에 좋은 먹이를 얻으면 꼭 나누어 주마'하고 약속했습니다.

며칠이 지나 입안이 깨끗하게 나은 사자가 다시 사냥하여 맛있게 식사를 하는데, 참새가 다가와 지난번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먹을 것을 좀 청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자는 지난번의 약속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도리어 잡아먹지 않은 것만도 은혜로 알라”고 하면서 핀잔을 주었습니다.

참새는 사자가 약속을 어기는 것도 괘씸했지만 한술 더 떠서 자기를 우롱하는 말투가 너무 분하여 배신의 아픔을 맛보게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어느 날 사자는 약한 짐승을 잡아 포식하고 나무 아래 누워 낮잠을 청하는데 참새는 이때다 싶어서 날아들어 사자의 머리에 앉아 한쪽 눈을 사정없이 쪼아 버립니다.

한쪽 눈을 잃게 된 사자는 울부짖으며 자신을 해친 참새를 잡으려 하지만 참새는 허공에서, '야, 이 은혜도 모르는 녀석아! 너는 나를 원수 대하듯 하지만 그래도 나는 자비를 베풀어 네 눈 하나는 남겨 놓으니 잃어버린 눈을 생각할 때마다 은혜라는 것이 비록 작더라도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하도록 하여라'하고 날아갑니다.

우리는 크고 작은 은혜 속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높게는 나를 선택해 주시고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 크게는 나를 낳아 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 넓게는 내가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손길들의 사랑과 은혜, 등등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모든 것의 은혜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5월 가정의 달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내게 고귀한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주신 부모님과 그 외 귀한 분들에게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로 화답하는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 우리 성도들에게 넘쳐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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