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1971년 지역 사회상 및 추억 생생히 소환
일기쓰기 지침서 등 교육·인성 자료로 활용 기대

책 표지 
책 표지 

꿈 많은 섬(칠천도) 소년이 쓴 일기가 58년 지난 후 당시 시대상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역사 자료로 재 탄생했다. 

수필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칠천도 출신 여용철 작가가 최근 청소년기 기록한 일기를 엮은 책 ‘노을 진 언덕에 수평선은 멀다(불휘 미디어)’를 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 1965년 초등학교(당시 초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1971년 중학교 졸업 때까지(1967년 일기는 부재) 여 씨가 직접 기록한 삶의 궤적을 담아냈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칠천도와 하청면을 배경으로 △60~70년대 남아들의 놀이 △사회상 △칠천도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작가 본인이 주인공인 만큼 1인칭 시점으로 5년 동안의 시간을 이끌고 있다. 

여용철 작가의 일기 중 '1983년 10월 여객선까지 승객을 나르는 소형 동력선'
여용철 작가의 일기 중 '1983년 10월 여객선까지 승객을 나르는 소형 동력선'

일기에서는 60~70년대 거제지역 남자아이들이 즐겼던 가위손, 구슬치기, 굴렁쇠 놀이, 낚시질, 눈싸움, 딱지치기, 뱃놀이, 병정놀이, 삼팔선, 새총놀이, 숨바꼭질, 연날리기, 오징어 게임, 자석 놀이, 자치기, 진돌이, 탁구치기 등 요즘 세대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옛 놀이와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또 4H회, KAL기 납북사건, 가정방문, 견학, 경부고속도로 건설, 국민교육헌장, 국회의원 달력, 논두렁 태우기, 반공 웅변대회, 육성회비, 어머니 날, 월남에서 온 편지, 쥐 잡기 등 이제는 옛 신문 기사에서나 볼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당시 10대 소년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었는지 엿볼 수 있는 이야기도 함께한다. 

여용철 작가의 초등학교 일기 
여용철 작가의 초등학교 일기 

특히 이 작가는 1960~70년대 열악했던 당시 칠천도의 의료 및 교통은 물론 재배작물, 어류, 학교생활(칠천초등학교, 하청중학교)과 통학 과정 등을 다양한 경험을 일기에 기록해 당시 칠천도 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히 전달하기도 했다.

이 작가의 칠천초등학교 시절 은사이자 추천사를 쓴 김병수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은 추천사를 통해 “60년대 어렵고 고단한 삶 속에서 섬마을 소년은 바다 멀리 수평선을 보며 꿈을 키워나갔고 그 애증의 세월 속에서 하마터면 묻힐 뻔했던 삶의 궤적이 한권의 책으로 탄생했다”며 “이 한 권의 책이 교단에서는 일기 쓰기를 위한 지침서로, 미래 세대를 위한 한 시대의 자료로, 부모에겐 자녀들의 인성교육을 돕는 밥상머리 교육자료로서 일독을 권한다”고 했다. 

여용철 작가의 중학교 일기 
여용철 작가의 중학교 일기 

여 작가는 본지에 책을 보내면서 쓴 편지를 통해 “유년시절 일기와 자료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면서 “이 책이 많은 거제시민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마산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여용철 작가는 칠천도에서 태어나 공학을 전공해 현재 건설업체 기술자(한국기술사회 회원)로 활동 중이며 지난 2013년 ‘문학의 봄’ 공모전에 수필 ‘비오는 날’로 당선 및 등단했다. 또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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