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협동조합을 찾아 1] 거제농협 최창오 조합장
겸손과 배려로 협동조합 정신 실천에 최선 다할 터

"고인 물은 썩게 마련입니다. 조직 안에 있을 때는 안 보였던 것이 밖에서 보니 이것저것 개선해야 할 것들이 보였습니다. 이것이 제가 조합장에 도전장을 내민 가장 첫 번째 이유입니다."

지난 8일 제3회 조합장 동시선거에서 단독출마해 무투표 당선 영광을 차지한 최창오(64) 조합장은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신념으로 겸손과 배려로 조합원을 진정한 주인으로 섬기는 거제농협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농협 설립 취지를 다시금 새기고 조합원을 위한 사업을 수시 발굴해 어려운 농촌의 현실을 가장 잘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역할과 조합원들의 영농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거제농협 최창오 당선자. @강래선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거제농협 최창오 당선자. @강래선

농협 설립 취지 맞는 역할에 충실

그는 직원시절 농협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신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준 사례가 있었다며 한 조합원의 일화를 들려줬다. 한 조합원이 농협에 찾아와 '동네 점방에서 산 건전지를 라디오에 넣으면 일기예보가 잘 맞는데, 농협에서 산 건전지를 넣으면 일기예보도 안 맞는다'고 불평을 털어놨다는 것.

그는 농협에 대한 불신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임을 알고 직원이었던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조합장에 당선된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며 조합원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리고, 소통과 경청을 최고의 경영지침으로 삼을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최 조합장은 지금 협동조합에 가장 필요한 것은 조합원 신규 가입 확대라고 강조했다. 조합원이 없는 조합은 존재 이유가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진리인데 지금의 법과 현실은 신규조합원 가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리는 누리고 의무는 다하지 않는 조합원이 늘어나면 조합은 미래가 없다"면서 "조합원 모두가 우리 조합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상생하는 거제농협 만들기 위해 선두에 서서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거제농협 최창오 당선자. @강래선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거제농협 최창오 당선자. @강래선

Q. 당선을 축하드린다. 당선 소감은
= 저를 믿고 무투표 당선이라는 영광을 안겨주신 조합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34년간 거제농협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혜택을 헌신과 봉사로 갚을 차례라고 생각하고 역시 최창오는 다르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취임 후 거제농협을 위해 추진할 사업은 협동조합 기본정신 실천에 역점을 둘 생각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선 조합원을 위한 지도 경제사업에 투자하고 그 재원 마련을 위한 상호금융 사업의 수익원 다각화를 위한 비이자수익 확대에 초점을 맞추겠다.

거제농협 창립에 공헌한 원로조합원의 출자금 재평가로 환원 사업을 확대하고 작목반 활성화를 통한 조합원 소득 증대에 나설 방침이다. 거제농협의 지속 성장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운영평가 자문위원회'를 상설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마트팜 시범실시와 로컬푸드 브랜드 확립으로 도농복합형 농협의 표본을 만들어 조합원의 행복을 실현하는 거제농협이 되겠다.

Q. 거제농협의 가장 현안과제는 
= '고인 물은 썩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임직원들의 마음 자세를 바꿔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일할 수 있는 신규직원 채용을 늘리는 동시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직원은 도태시키는 신상필벌을 인사 원칙으로 삼아 항아리형 직원 구조를 변화시켜 일하는 조직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인정을 중시하는 지역 농협에서 탈피해 거제농협의 변화와 개혁, 그리고 새로운 도약을 펼쳐 보이겠다.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거제농협 최창오 당선자. @강래선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거제농협 최창오 당선자. @강래선

Q. 진짜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의미는
= 직장을 떠나 객관적 시각으로 34년간 몸담은 조직을 보니 내 인생에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알게 됐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이 일이 아닌가 싶었다. 

내 젊음을 바쳐 사랑한 조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자지 않아도 피곤을 느끼지 않을 정도다. 늘 즐거움을 주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 정말 일하고 싶고 누구보다 잘 할 수 있기에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것이다. 

당선증을 받고 아내와 아들에게 말했다. 앞으로 4년 조합장을 하면서 받는 급여는 거제농협을 위한 활동비로 쓰기에도 부족하니 혹 생활비를 못주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Q. 흑자가 나지 않으면 조합원을 위한 사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데
= 맞는 말이다. 조합원을 위한 지도 경제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상호금융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기존 예대마진 위주의 상호금융에서 탈피해 농협 보험 추진 전문인력 육성으로 보험사업 활성화와 카드 등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전 임직원이 뛰어야 한다.

지역 기업체 대상 주거래은행 만들기와 초중고 운영자금을 예치 활동 등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내가 먼저 보여줄 생각이다.

이 모든 것이 직원들이 해야 할 몫이기에 개개인의 인격과 가치를 존중하며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저의 의무라고 알고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