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칼럼위원
윤일광 칼럼위원

불과 4~50년 전만 하더라도 '웃방아기'라 불리던 할머니가 있었다. 늙어서도 '아기'라고 불리는 할머니다. 돈 많은 부자가 회춘하겠다고 어린 처자를 소실로 앉힌 경우다. 부인은 안방을 차지하고 소실이 된 처자는 별채나 한쪽방에 거주한다해서 영원한 웃방아기가 된다.

명나라 때의 약학서 '본초강목'에 소녀의 배꼽 주변에 기(氣)가 모여 있어 거기에 살갗을 대고 비비면 남자는 그 정기로 양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자식들이 노부모에게 할 수 있는 최상의 효도는 웃방아기를 들이는 일인데 광복 전까지도 남아 있던 풍습이었다.

젊어지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구약 열왕기에 나오는 다윗왕도 그랬다. 왕이 나이 많아 늙으니 이불을 덮어도 몸이 덥지 않았다. 신복들이 처녀를 구해 왕의 품에 눕게 하면 옥체가 훈훈해지리라 여겨 온 이스라엘을 뒤져 아리따운 동녀 아비삭을 왕께 바친다. 아비삭은 수넴여자라 그 지방 이름을 따 이런 회춘법을 '수네미티즘'이라 부른다. '소녀경'에 나오는 '소음동침'과 같은 말이다.

회춘(回春)은 다시 젊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노화를 지연시키겠다는 인간의 노력은 활발하다. 미국 하바드대학 연구진이 늙고 눈이 먼 쥐의 시력을 되찾게 하고 뇌를 더 젊게 만드는 한편, 근육과 신장조직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등 회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올 1월에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연세대 연구팀이 어린 쥐의 장내 미생물을 늙은 쥐에게 이식했더니 늙은 쥐의 근육 두께와 피부 수분이 증가하는 회춘의 효과가 있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현대판 진시황이 등장했다. 45세의 미국의 한 억만장자가 회춘하겠다고 매년 200만 달러(약 26억원)를 지출한다는 사연이 화제로 떠올랐다. 30명의 의료진이 철저한 관리와 감독 아래 1차 목표는 신체나이 25% 감소이고, 최종 목표는 18세의 신체를 갖는 것이라고 한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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