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영 시인
김무영 시인

오는 3월8일이면 농·수·축협과 산림조합의 조합장 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조합장 선거는 2015년·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되는 전국단위 동시 선거로 농·축협 1117개와 수협·산림조합 등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실시된다. 

오는 2월21일부터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실시되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치루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금품수수·무자격 조합원 등에 따른 부정선거 시비를 최소화하고, 투명한 조합선거 문화 정착을 위해 선관위·농협중앙회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일선 조합과 조합원 등을 대상으로 공명선거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15년까지만 해도 조합장 선거는 과열하면서도 혼탁했다. 조합장 출마자들이 소속 조합원에서 입후보해 선출되기에 선거제도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에게 투표 자격이 제한돼 있었다. 일반 조합원들은 관련업에 종사하고 있었기에 선거에 관한 상식도 없고 연로한 조합원들이 대다수를 이뤄 ‘1960·1970년대 선거풍토 잔재로 혼탁한 선거의 원천이 됐을 것이다.

조합원이나 조합 자체적으로 치러져야 할 선거가 날로 문란해지자 하는 수 없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맡겨 치러지게 한 것은 조합이나 조합원들의 자존심 문제다. 특히 입후보자들의 선거 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선관위에서 교육까지 실시한다 하니 더욱 그렇다.

이렇게 된 경위는 입후보자들의 과욕도 있지만 무엇보다 조합원들에게 있다 할 것이다. 대부분 조합원들이 면 단위나 자치단체라는 다소 좁은 지역에서 거주하기에 입후보자들이 비록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다 해도 그 사실을 밝혀내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기에 이런 선거풍토가 만연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조합은 조합원들이 만들어 가야 한다. 더욱 투명한 조합원이 돼야 한다. 조부나 부모로부터 승계 받았어도 자격도 되지 않는 조합원은 스스로 탈퇴하거나 가려 정리할 필요가 있다. 조합원의 자격 문제에서 모든 문제는 발생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조합원 기준에 들 조합원들이 다소 적어 문제가 된다면 조합원 기준도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무자격자가 조합원 행세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조합을 이루는 임원이나 이사의 문제다. 이런 직책을 가진 조합원들이 제대로 선임되고 그 구실을 해야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제 위치에 있고 그 조합의 임원들이 제대로 선임되어 그 임무를 제대로 해 나가는 조합이라면 그 지역 조합장은 자질이 안되는 자가 선출되지는 않을 것이다. 조합장에 대한 청원 제도 같은 것을 두어 조합장이 비리가 있거나 잘 못 이끌어 갈 때 이 제도를 통해 점검하고 정리하는 방법도 모색해 봐야겠다.

협동조합의 사전적 의미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있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힘을 한데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경제조직’이라 했다. 그러나 작금의 조합들의 실태는 본래 취지와 동떨어져 가고 있다. 

첫째는 조합원들이 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원 자신의 일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합으로부터 무엇을 바라기 이전에 조합을 위해 무엇이 우선돼야 할 것인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다음으로 조합원을 이끌거나 그 일을 수행하는 자들은 조합 본래의 목적대로 발전시키고 향상시켜 나가는 것에 더 주안점을 둬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 차선 사업인 마트나 금융에 모든 것을 뺏기고 있다.

이렇게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글로벌 기업이 들어와 판매와 금융을 다 삼킬 때 과연 설 자리가 있겠는가. 정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조합장 선거 혁명에서 시작이다. 조합원이 투명해지고 그런 분위기로 깨끗한 선거가 치러질 때 조합은 경쟁력을 회복하고 그 어떤 글로벌 기업이 몰려와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것이다. 물론 조합의 운영도 개선될 것이다.

조직이 자발적이고 운영이 민주적이며, 사업활동이 자조적이고, 경영이 자율적인 조합의 특징을 잘 살리고 개선 발전시켜 조합 자체적으로 공명정대하고 투명한 선거풍토가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