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 코로나 이전에 수년간 해오던 영어소설 읽기 모임을 한 달쯤 전에 다시 시작했다. 이중 한 사람이 싱가포르에 두어 달 예정으로 갔는데, 그동안은 읽기를 같이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는 카카오톡(보이스톡)으로 해보자고 했고 서너번 성공적으로 공부를 했다. 그런데 오히려 가까이 있는 사람은 이런저런 핑계로 떨어져 나갔다. 시간이 없다든지, 실력이 모자란다든지 등 핑계도 다양하다.

하고자 하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찾고자 하면 핑계도 또한 얼마든지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영어 선생님이 카세트 레코드를 들고 와서는 힘들게 조작해 우리에게 들려줬다. (work와  walk의 발음 차이) 그 당시는 그러한 레코드는 난생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코쟁이 한번 보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지금은 어떠한가? 유튜브에는 정말 재미있는 내용이 넘쳐나고 서양인도 거리에 널려있다. 마음만 먹으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이 든다. 옛날처럼 외국에 가지 않아도 안방에서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

영어책을 읽으면 이중의 쾌감이 따라온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는 즐거움과 영어를 이해하는 즐거움이 함께한다. 마치 퍼즐을 맞추는 즐거움처럼 '아하! 이게 이런 뜻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도처에 널려있다. 그런 즐거움에 탐닉하다 보니 참으로 많은 영어소설을 읽었다. 존 그리샴의 법정 스릴러부터 해리포터 10여권을 다 읽었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토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까지….

가장 값싸게 행복을 얻는 사람이 가장 부자이다. 실제로 인간에게 정말 필요하고 소중한 것들, 공기·물·햇빛 등은 다 공짜이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영어책 읽기도 거기에 추가할 수 있다. 몇천 원에 꽤 두꺼운 책 하나를 구할 수 있고 상당한 시간 동안 이를 즐길 수 있다.

건전한 취미생활을 하는 것은 정말 소중하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불건전한 탐닉으로 흘러간다. 시골에 있는 영감님들을 보라. 매일 술에다 담배. 그러니 오래 살지 못하고 시골에는 할매들만 남아있다. 인간이란 뇌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존재이고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이것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알코올이나 담배·여자에 미치는 것도 결국은 그 종착점이 뇌의 즐거움이다. 명상이나·산책·운동, 그리고 좋은 책을 읽으면 적은 돈으로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취미를 갖는 것은 참으로 큰 부자가 되는 값싼 방법이다. 

과유불급, 지나치면 모자람보다 못하다. 바둑이란 놈을 12세부터 지금까지 두고 있는데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수담을 나누는 즐거움은 마치 답답한 곳에서 나와서 신선한 공기와 햇볕을 쐰 듯 청량하지만 이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 바둑이란 너무나도 재미있는 게임이라서 마약처럼 거기에 빠져서 패가망신한 사람도 많이 보았고 적당한 취미로 삼아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 

바둑이든 영어든 운동이든 모든 취미활동은 '양날의 검'처럼 자기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도구도 될 수 있고 흉기도 될 수 있다. '좋은 시간과 장소에서 너무 지나치지 않게', 평생 노력해야 할 좌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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