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현 대우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윤승현 대우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 진료실은 다시금 계절성 유행병에 걸린 소아청소년들로 붐비고 있다.

겨울의 문턱인 지난 11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진료실을 가장 많이 찾는 전염병은 단연 독감이다. 명칭 때문에 단순히 '독한' 감기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다른 감기 바이러스와는 원인과 치료가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독감은 38∼40℃의 고열과 함께 기침·인후통이 흔히 동반된다. 두통·근육통·전신쇠약감 등이 있을 수 있고, 환자에 따라 복통이나 어지러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은 5일에서 9일 정도 지속되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아파하는 환자가 많다.

인플루엔자는 크게 A형과 B형으로 나뉘고, A형이 먼저 유행한 후 B형이 뒤따르는 경향을 보인다. 독감은 항원변이가 다양해, 매년 새로 예방접종을 맞아야 한다. 독감 예방접종은 3가 백신·4가 백신 두 종류가 있다.

3가 백신은 A형 2종류, B형 1종류의 바이러스 항원을 갖고 있고, 4가 백신은 A형 2종·B형 2종의 항원을 갖고 있다. 최근 3가 백신 접종 후에도 B형 독감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세계보건기구는 4가 백신을 권고하는 추세다.

독감 백신은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자(만 65세 이상 어르신·생후 6개월~13세 어린이·임신부)의 경우에는 무료로 맞을 수 있고, 올해부터 4가 백신으로 제공되므로 해당자라면 꼭 챙기는 것이 좋다. 임신부도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 위험이 크므로 접종이 권고되며, 수유 중에도 접종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병의원마다 수급 사정이 다르고, 접종비의 편차가 큰 편이므로, 접종 받고자 하는 병의원에 미리 접종 가능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독감 예방접종은 접종 2주 후부터 면역효과가 나타나 6개월간 지속된다. 따라서 겨울부터 봄까지 유행철에 면역력을 얻기 위해서는 10월 말~11월 초가 접종에 가장 좋은 시기다. 

그러나 접종 시기를 놓쳤다 하더라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남은 유행기간을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언제든 건강할 때 접종하는 것이 유리하다. 아직까지 예방접종 보다 뛰어난 예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독감은 증상을 보일 경우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특성상 초기에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단계에서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치료약으로 먹는 약인 타미플루·주사용 페라미플루·흡입형 리렌자 로타디스크가 있다. 의사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면 된다.

독감은 감염된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로 인해 전파되므로 환자는 회복될 때까지 되도록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 및 기침을 할 때는 옷소매나 손수건 등으로 코와 입을 완전히 막는 기침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소아청소년의 경우 법정전염병으로 결석이 인정되는 병이므로 무리한 등교보다 집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독감은 살면서 누구나 겨우내 한 번쯤 앓고 넘어가는 병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인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할 수도 있고, 폐렴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도 있다. 

어린 소아의 경우 고열로 인한 탈수·기력저하·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인해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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