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21회 흥남철수·거제평화문학상 공모전 - 독후감 부문 최우수
‘비무장지대’를 읽고

홍태윤 (기성초 3년)
홍태윤 (기성초 3년)

보라색 표지의 얇은 책을 한 권 보았다. ‘민족 분단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 비무장지대’라고 적혀 있었다.

“엄마! 비무장 지대가 뭐야?”
“아닐 비, 없을 무?”

한창 난 마법천자문 책을 읽으며 한자를 많이 보아서 아는 한자 ‘비’와 ‘무’자를 엄마께 물어보았다. 엄마는 우리나라와 북한의 가운데 비무장 지대가 있다고 하시고 한자는 같이 찾아보자고 하셨다.

“아닐 비, 무사 무, 꾸밀 장, 땅 지, 띠 대”.

‘군사 시설이나 인원을 배치해 놓지 않은 곳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뜻풀이되어 있었다. 솔직히 책이 두껍진 않았지만 재미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아는 곳도 아니라서 관심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제대로 보지도 않고 그냥 두었다. 하지만 그곳이 어디인지 뭐하는 곳인지 좀 궁금하긴 했다.

책 첫 페이지에 이 책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이 책은 체험학습 현장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이한 안내서라고 적혀 있었다. 체험학습 현장을 가기 전에 꼼꼼히 읽어 보라고 되어 있다.

‘난 비무장지대 안 갈껀데….’  당장 체험학습을 떠나진 않지만 비무장 지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긴 했다. 이 책에는 전체적으로 사진이 많았다. 그래서 직접 가보지 않았지만 실제로 본 것 같았다.

비무장지대는 6.25전쟁으로 생겨난 곳이다. 1945년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빼앗긴 땅을 찾았다. 하지만 미국과 소련이 우리나라가 스스로 나라를 다스릴 수 없는 상태라고 38도선으로 강제로 둘로 나누었다.

그 후 북한이 38선을 넘어왔고 남한과 북한이 서로 뺐고 뺐기는 전투를 했가. 전쟁은 완전히 끝내지는 않고 잠시 멈추었다. ‘쉴 휴, 전쟁 전’, 휴전 상태가 되었다.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2㎞ 안에서는 절대 무장할 수 없는 지역을 바로 ‘비무장 지대’라고 했다. 여기는 사람들의 출입도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곳이 있다니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이다.

그런데 이런 비무장 지대가 지금은 우리나라에만 있지만, 옛날에는 다른 나라에도 있었다니 놀라웠다.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에 많이 설치한다고 했다. 그럼 우리나라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일까?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고 쉬는 상태라고 하니 좀 무서웠다.

실제로 책에서 사진으로 본 비무장 지대는 나무도 많고 평화로워 보였다. 바로 철원이라는 곳이다. 철원에는 제2땅굴도 있었다. 발견된 땅굴 중에는 제일 크다고 했다. 북한이 지하에 파놓은 땅굴이라고 하는데 땅굴 파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땅굴을 발견한 우리나라 군인들이 살펴보러 들어갔다가 북한군의 공격을 받고 죽었다고 해서 안타까웠다.

책에서는 통일이 된다면 이 딸굴을 지하 모노레일을 만들어 여행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나는 별로 신나지 않을 것 같다. 여기서 죽은 군인들을 생각하면 너무 슬픈 것 같다.

그리고 판문점이라는 곳이 있었다. 그런데 판문점에 갈 때에는 청바지·반바지·작업복 및 노출이 심한 복장은 안된다고 쓰여 있었다. 또 방문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견학이 취소된다고 했다. 조건이 너무 엄격하다. 그래서 더 긴장될 것 같았다.

실제로 가본 것도 아니고 책으로만 비무장 지대와 땅굴 그리고 판문점 등 여러 곳을 보았는데 진짜 다녀온 느낌이다. 하지만 직접 가보면 훨씬 더 떨리고 무서울 것 같다.

분명히 북한에도 나와 또래인 친구들이 많이 있겠지? 그 친구들을 비무장 지대에서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거제에서 좀 멀긴 하지만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간다면 내가 아는 대로 이야기해주어야겠다. 그리고 얼른 통일이 되어서 비무장 지대를 자연스럽게 통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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