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시인 / 사투리연구가
김용호 시인 / 사투리연구가

지방자치의 시대인 최근에는 각 지역별로 다양한 홍보 전략들이 수립돼 열심히 추진되고 있다. 자연경관과 아울러서 케이블카나 멋진 다리, 둘레길이나 산책로 등에다 특산품,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홍보하는 것이 대세며 효과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활동들은 물론 지역 관광산업을 1차적으로 목적에 두고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그 이면을 살핀다면, 주민들의 지역 자긍심과 대외적인 이미지 높임으로 인한 간접적인 효과도 그 1차적인 목적 이상일 수 있다.

이러한 지역별 홍보사업과정 중에는 때때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원조임을 주장하는 식당들의 모습과 비슷한 광경이다.

예를 들면 홍길동과 심청이 그러하다. 홍길동은 장성군과 강릉시가, 심청은 곡성군과 예산군이 서로 권리가 있다고 다투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 연고의 시비를 따지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널리 알려진 소설 속의 인물을 홍보 상징물로 채택할 수 있음은 얼마나 중요한가. 그리고 시비 발생의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 선점·공고화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서두에서 말하려 하는 것이다.

각 지역의 정체성 또는 홍보의 축은 세 갈래로 간추릴 수 있을 것이다. 자연경관과 산업, 역사·문화로 세 갈래이다. 거제의 경우 수려한 자연경관과 조선산업은 이미 두 축으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게다가 풍부한 역사적인 유산은 타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피난민보다도 더 참혹한 세월을 버텨야 했던 소개민들의 아픔 위에 있었던 포로수용소, 임진왜란의 전적지들, 고려 의종과 정서 그리고 유배문학, 순교자 윤봉문과 유배 온 유섬이로 대표되는 천주교 성지 등이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문화인데, 이는 물려받은 문화와 현재 우리들이 창출하는 문화로 나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란 실로 광범위해 필자가 다양한 방면으로 활동하는 편이라 하더라도 글로써 요약하는 것은 능력 밖의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한마디를 한다면 현재 다양한 문화 활동들이 공연·발표되고 있는 모습을 필자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시점에서 말하고 싶은 부분은 전통적으로 거제에 이어져 내려온 '사투리'를 널리 보전하고, 문화 상품화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것이다. '사투리'는 '방언'이라는 용어 외에도 최근에는 탯말·토박이말 등으로 그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많다. 그리고 사실 '사투리'는 저급하거나 홀대받아야 할 '언어'가 아니다.

거제의 인접은 통영·부산·창원시 등이다. 그리고 '거제말'은 경상도말의 권역에 들어 있다. 같은 경상도말이더라도 지역별로 차이는 있다. 거제도는 큰 섬으로 전래의 언어를 비교적 고유하게 지켜왔다. 제주말이 독특해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있듯이, 거제 역시 이 점으로 충분히 인정받을 가치와 권리가 있다고 본다.

제주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 사투리를 문화상품화·관광자원화로 결합시키는 작업들이 가속화되고 있다. 거제 사투리가 인접 도시에서 캐치프레이즈로 상품화되기 전에 선점해야 한다. 절대 뺏겨서는 안될 일인 것이다.

필자는 대표 캐치프레이즈로 '자리 오시이소 거제'를 제안한다. 이 캐치프레이즈를 타 지역에 뺏기지 않도록 선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리'는 '잘+이'에서 온 말이며, 영어로 '웰'의 뜻이다. '오시이소'는 '오이소'의 높임말로 '컴'의 뜻이다. 즉 '웰컴 투 거제'의 공손한 말이니 이 어찌 좋지 않겠는가!

거제의 관문 입구에 크게 세워야 될 것이고, 곳곳의 조형물에다 적용해야 될 것이다. 그리고 '섬꽃축제'의 경우 '자리 오시이소 섬꽃축제', 식당의 경우 '자리 오시이소 00횟집' 등으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이를 거제시에서 적극 지원해야 될 것이다.

이런 부분들은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기로하고 여기서는 반드시 '자리 오시이소 거제'가 캐치프레이즈로 널리 적용돼 타지에 뺏기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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