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 우럭·장어·문어 등 한두 마리씩 잡아가

'거제 옥포국제시장에 나타난 '도둑님'

지난달 28일 새벽 3시40분께 거제시 옥포동 옥포국제시장 횟집에 수달이 나타나 수족관의 고기들을 습격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횟집주인들에 따르면 약 일주일 전부터 아침에 출근하면 수족관 뚜껑이 열려 있고 물고기들이 한두 마리씩 사라졌다.

처음에는 인근 고양이들의 소행인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점점 피해를 입는 가게가 늘어나서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결과 시커먼 형체의 수달 한마리가 수족관 뚜껑을 열고 물고기를 잡아가는 것이 고스란히 녹화돼 있었다는 것.

옥포시장 상인들은 “우럭·장어·문어 등을 수달이 훔쳐 갔다” 며 “바닷가에서 한참 떨어져 있고 주변에 하천도 없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시장에 수달이 다닌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지난달 28일 새벽 3시40분께 거제시 옥포동 옥포국제시장 횟집에 수달이 나타나 수족관의 활어를 훔쳐가고 있다. 흰색 원내가 수달 모습. /사진= 옥포국제시장 A횟집 CCTV
지난달 28일 새벽 3시40분께 거제시 옥포동 옥포국제시장 횟집에 수달이 나타나 수족관의 활어를 훔쳐가고 있다. 흰색 원내가 수달 모습. /사진= 옥포국제시장 A횟집 CCTV

또 늦은 밤 시장을 지나가던 시민 A씨도 “처음에는 족제비인가 싶었는데 족제비보다 훨씬 큰 수달이었다”며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통영거제환경연합 원종태 사무국장은 “옥포만에 서식하던 수달이 먹이가 부족해지자 지하 하수로를 따라 옥포시장까지 온 것 같다”며 “직접 사냥해서 먹이를 잡는 것보다 수족관의 물고기를 잡는 게 쉽다 보니 계속 시장에 출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천연기념물을 담당하는 거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수달에게 입은 상인들의 피해는 현재로선 법상으로 보상을 하기 힘들다”며 “자물쇠 등의 자구책으로 수달로부터 입는 피해를 예방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족제비과에 속하는 수달은 1982년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포획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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