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오늘 많은 사람들이 위로받고 싶어 한다. 그 만큼 세상살이가 고단한 것이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울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일일이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지만 불쑥불쑥 닥쳐오는 고난으로 괴로워한다. 얼마나 많은 사건·사고·질병·실패·불화·갈등·죽음 등이 우리의 삶 한가운데 다가 올 때 과연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지 묘수를 찾기 어려운 세상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위기 상황에 맞닥뜨린다. 터가 무너져 버린 상황에 다 상실한 것처럼 그저 허우적대며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 애쓸 뿐, 정작 그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인지도 명확하지도 않다. 그래서 위로를 받고 소망을 얻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위로(慰勞)라고 하는 말은'남의 괴로움이나 슬픔을 달래 주려고 따뜻한 말이나 행동을 베풂'이란 뜻으로 마음을 즐겁게 해주며 괴로움과 슬픔을 어루만져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즉 '내가 힘들 때 네가 한 말들은 나에게 위로가 됐다'고 하면 어떤 어려움도 살아갈 소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왜 그럴까? 서로 배려하고 어려움과 아픔의 공감에 치유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함께 아파함으로 위로받고 강해진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등 지금도 무섭게 주변에 서성이며, 운송 수단인 유류 비용, 서민 식단에 오를 반찬 가격 등 들려오는 소리는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 폭염처럼 쏱아진다. 이제는 백성들의 마음을 아는지 하늘도 우울한 것 같다. 물가가 하늘로 치솟는다 하니 하늘색이 멍든 것 같은 우울한 색이다.

부동산에 '영끌'이라는 익숙지 못한 단어를 접하고 놀란 적이 있다. '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의 줄인 말을 깨닫고 영혼을 이런 곳에 사용하니 사실 소름이 끼친다.   

정치적으로는 색깔론으로 편가르는 좌우의 진영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지도자들, 그리고 아이들을 그냥 밖으로 내어 놓을 수도 없는 위험과 인터넷의 유해들, 개인정보 노출로 전화 한 통 받기 두려우며, 불신의 홍수 속에서 삶이 고단함은 모두의 마음이라 생각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에 의해 멸망 당함으로 나라와 공동체·가정이 무너진 가운데 70년의 기간이 지나가고 있었고 해방과 자유는 생각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때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어진 말씀이 '내 백성을 위로하라'는 메시지다.

위로의 대상이'내 백성'이었다. '위로'는 히브리어로 '나함(naham)'인데 '다시 숨쉬게 한다'는 뜻이다. 숨이 막히고 기가 막힌 상황에 빠진 사람이 다시 숨을 내쉬고 소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위로이다. 숨이 막히고 기가 막힌 절망에 빠진 자들을 다시 살리실 수 있기에 성서는 이렇게 증언한다.

'찬송하리로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고후1:3-4).

현대인은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힘들고 지쳐 피폐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의 위로가 아닌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하다. 또한 하나님의 위로를 경험한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며 살아가야 한다. 나의 작은 위로가 저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행복을 찾아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위로가 필요한 요즘 성 프랜시스의 '평화의 기도'를 묵상해 본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며,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위로하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 삶에 지치고 힘겨워하는 모두에게  참된 위로로서 평안을 얻게 되기를 진솔한 마음으로 간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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