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세상 살기 힘들어 졌다고 모두들 아우성이다. 물가가 오르면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는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소리가 공공연히 들려오고 있다. 서민 체감경기가 악화돼 저소득층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이 더욱 높게 나오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이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 이 때에 큰 복병을 만나게 됐다.

세계적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세계 정치와 경제 흐름이 에너지 패권으로 글로벌 경제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졌을 뿐 아니라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계속되는 전쟁에서 파급되는 경제적인 충격 여파가 우리의 안방까지 밀려오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모두가 낙심하며 캄캄한 듯 세상이 보여지지만 이럴 때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 '기대 수준을 높이라'는 것이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열정 속에서 매일 아침을 맞으라고 전하고 싶다. 우리의 인생은 꿈도 소중하지만 '기대'를 따라간다. 긍정적 생각을 품은 인생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부정적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인생은 꼬이게 마련이다. 패배와 실패를 바라보면 잠재의식은 우리를 그쪽으로 몰아가게 되고 평범한 수준 이상의 어떤 시도도 못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비전을 확장하려면 기대 수준을 높여야 한다. 삶의 변화는 바로 생각의 변화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보거나 가까이는 인생의 과정을 살펴보면 굴곡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자연의 이치에도 이러한 굴곡을 벗어날 수 없다.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 나이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느 해에는 가뭄이 있었고 어느 해에는 홍수가 많았고 어떤 때에는 번개를 맞았고 토양과 기후 등 계절의 변화에 따라 흔적이 남게 된다. 결국은 수많은 압력과 연단으로 그 나무는 웅장함과 풍성함의 위엄으로 자태를 나타낸다.

'하나님은 부서진 것들을 사용하신다' 는 히브리 격언이 있다. 단단한 곡식이 부서져야 빵이 되고, 포도주도, 향수도 부서짐을 통하여 만들어진다. 단단하고 질긴 음식도 우리의 입안에서 고르고 잘게 부서져야 소화되어 영양분이 된다. 사람도 원숙한 인격과 신앙을 갖추려면 반드시 부서지는 과정을 거쳐야 된다. 부서짐을 통하여 성숙을 이루어 내기 때문이다.

북극해 근해에는 거대한 빙산들이나 작은 얼음 조각들이 바다 위로 떠서 흘러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같은 모습을 관찰해보면 놀라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빙산이 흘러가는 방향과 작은 얼음 조각들이 흘러가는 방향이 서로 반대 방향이거나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같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빙산과 얼음 조각인데 흘러가는 방향이 다른 현상은 빙산을 움직이는 힘과 얼음 조각을 움직이는 힘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빙산은 보통 수면 위로 드러난 크기보다 7∼8배 정도 더 큰 부분이 물속에 잠겨 있기 때문에 물속에 잠겨 있는 부분을 움직이는 것은 바다 속에서 흐르는 조류의 영향을 받지만, 물 위에 떠다니는 작은 얼음 조각은 조류와 상관없이 물 표면에 있는 바람과 물결 등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힘에 지배를 받고 사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방향이나 인생의 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세상 풍조에 따라 살아가는 작은 얼음 조각 같은 삶이 있고, 깊은 바다의 조류와 같이 산 물고기처럼 세상을 거슬려 살아가야 함을 깨우쳐 주는 자연의 교과서적인 삶도 있다.

모두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소리에 낙심과 좌절보다도 지금까지 고난의 역경을 헤쳐나왔던 소중한 일들이 자산이 되어 능히 이겨낼 수 있는 기대 수준을 높이는 자세가 절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역전의 승리를 위한 또 하나의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명품(名品)이란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이나 작품'을 말한다. 명품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 기술과 노하우를 통해 만들어진다. 그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은 명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신뢰한다. 그러므로 명품을 소유하기 전에 사람이 명품이 되어야 하며, 내 스스로의 가치를 명품으로 만드는 인생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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