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회 옥포대첩축제' 모니터링 보고서

거제옥포대첩축제의 승전행차 행렬이 시민들의 박수갈채 속에 옥포시내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옥포해전의 실제 현장인 경상남도 기념물 제104호인 옥포진성 안내판이 철재 휀스에 가려져 있는 등 역사현장의 활용도 및 관리가 아쉬웠다(붉은선 내).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옥포대첩축제의 승전행차 행렬이 시민들의 박수갈채 속에 옥포시내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옥포해전의 실제 현장인 경상남도 기념물 제104호인 옥포진성 안내판이 철재 휀스에 가려져 있는 등 역사현장의 활용도 및 관리가 아쉬웠다(붉은선 내). /사진= 최대윤 기자

임진왜란 당시 기울어진 나라 운명을 구한 시발점이 된 조선 수군의 첫 승전을 기념하는 '제60회 거제옥포대첩축제'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옥포수변공원 및 옥포대첩기념공원에서 열렸다.

거제옥포대첩축제는 임진왜란 당시 수군의 첫 승첩인 옥포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1963년부터 60회째 이어 오고 있다.

1957년 6월12일(음력 5월7일) 거제옥포대첩기념탑을 세우면서 행사를 치른 것이 효시지만 공식적인 행사는 1963년 6월27일 아주동에 옥포정을 낙성하고, 이 기념으로 제1회 옥포대첩기념제전을 열면서부터다.

그러나 옥포대첩기념제전 시절에는 매년 변화없이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식상한 행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축제는 프리마켓·예술의 거리·체험부스·벼룩시장 등 옥포수변공원 주변에 배치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사진은 프리마켓 현장. /사진= 최대윤 기자
이번 축제는 프리마켓·예술의 거리·체험부스·벼룩시장 등 옥포수변공원 주변에 배치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사진은 프리마켓 현장. /사진= 최대윤 기자

이후 2019년 제57회 축제 때부터 명칭을 '거제옥포대첩축제'로 바꾸고 거제지역의 대표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주최기관 변경(공모)과 축제장소 변경·축제 규모(예산) 확대 등 일대 혁신을 감행했다. 2020년 제58회와 2021년 제59회 축제는 코로나로 제례봉행만 거행됐다.

거제시와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은 코로나로 3년만에 열린 이번 축제에 대해 그동안 축제와 공연에 목말라 있던 거제지역 시민들과 함께한 축제였다고 평했다. 또 2달이라는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2만여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지만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무사히 치룬 성공적인 축제였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옥포대첩축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제57회 옥포대첩축제의 대대적인 '변화' 위에 새로운 콘텐츠를 더하고 발전시키는데 노력한 모습은 행사장 곳곳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짧은 준비기간 때문인지 부족한 부분도 그만큼 많아 보여서다.

이에 본지는 거제의 역사와 얼을 간직한 지역대표 축제인 '옥포대첩축제'가 앞으로 더 도약할 수 있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축제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과 현장에서 만난 시민의견을 종합해 이번 축제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거제역사문화연구소가 진행한 '해설이 있는 옥포해전 탐방로드'는 옥포대첩축제의 기획 의도 및 역사성을 느낄 수 있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가다.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역사문화연구소가 진행한 '해설이 있는 옥포해전 탐방로드'는 옥포대첩축제의 기획 의도 및 역사성을 느낄 수 있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가다. /사진= 최대윤 기자

종합평가 : ★★★★☆

이번 축제는 3년 전 열린 57회 축제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되 지난 축제에서 개선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보완하려고 노력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특히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축제 기간을 기존 2일에서 3일로 늘렸다. 전체 행사를 총괄한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은 공연에 노하우가 많은 단체답게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을 기획해 시민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었다.

축제기간 동안 본무대인 옥포수변공원에는 공연·체험 부스를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고, 옥포지역의 침체된 지역상권을 살리는데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차장·화장실 등 시민 편의시설 준비와 옥포대첩의 전통성 및 고증에 대한 노력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옥포대첩 행사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가장 많았던 부분은 화장실 등 편의시설 및 안내 부족 등이었다. 그러나 수준 높은 공연 등은 시민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 /사진= 최대윤 기자
옥포대첩 행사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가장 많았던 부분은 화장실 등 편의시설 및 안내 부족 등이었다. 그러나 수준 높은 공연 등은 시민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 /사진= 최대윤 기자

다양한 무대행사 : ★★★★☆

올해 행사는 전에 없던 다양한 볼거리 추가로 시민호응을 얻었다.

축제 첫날인 지난 17일 첫무대는 거제영등오광대 공연을 시작으로 임용한 교수의 '이순신 장군의 첫 해전, 옥포해전', 국악그룹 타오의 '승리의 북을 울려라', 개막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하지만 축제 첫날 시작부터 비가 내리면서 시민들의 발걸음은 다소 뜸했다.

이어 둘째 날인 18일에는 전통무예시범·재주를 파는 보부상·강강수월래·퍼니밴드·서울시무용단의 동무동락·리얼라이브 퍼포먼스 비스타 공연 등이 이어졌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택견시범·거제진풀이 농악·필링댄스-K팝 랜덤 댄스·퓨전 국악 해드림·블루씨티 관현악단의 휴(休) 콘서트·출정식 및 옥포해전 재현·승리의 함성 불꽃놀이 등으로 마무리됐다.

주최측은 거제영등오광대·강강수월래·거제진풀이 농악·블루씨티 관현악단 등 지역 예술인 단체의 무대로 지역예술을 알리는 동시에 국악그룹 타오 등 국내 최정상 공연팀을 적절히 무대에 올렸다.

실제 국악그룹 타오 '승리의 북을 울려라, 리얼라이브 퍼포먼스 비스타의 공연, 필링댄스-K팝 랜덤댄스 등의 무대는 시민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거제옥포대첩축제 모습.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옥포대첩축제 모습. /사진= 최대윤 기자

개선된 체험부스…그래도 2% 부족 : ★★★☆☆

지난 축제에서는 7개 분야 42종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민들과 함께하는 체험행사를 목표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이 좋지 못했다.

체험부스를 옥포대첩기념공원과 옥포수변공원 두 곳으로 나눠 운영한 탓에 시민들의 참여가 많지 않았다. 행사 첫날 내린 비도 시민들의 참여율을 방해하는 요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축제는 프리마켓·예술의 거리·체험부스·벼룩시장 모두를 옥포수변공원 주변에 배치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비슷한 체험 콘텐츠(슈팅게임)가 많은데다 각 행사장 부스가 분산돼 메인무대 주변 행사장만 사람들이 몰렸다는 점이다. 때문에 주무대와 연계성이 떨어져 분리된 개별행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행사장에서 적잖은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는 체험부스와 별도로 이벤트 회사에서 마련한 포토존이었다. 장군 복장을 한 봉사자와 병장기는 옥포항을 배경으로 옥포대첩축제의 추억을 남기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가다.

거제옥포대첩축제 모습.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옥포대첩축제 모습. /사진= 최대윤 기자

인력 동원·시민 참여 필요 : ★★★☆☆

지난 축제부터 거제지역 자생단체 및 자원봉사자 단체의 참여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이면서 그 빈자리는 이벤트 회사의 몫이 되기도 했다.

올해 행사의 경우 고등학교의 시험기간 및 봉사점수 제도의 변화로 축제 봉사자 및 운영 도우미를 구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험 부스의 경우 고현·옥포문화의집과 거제대학교 학생의 봉사활동으로 진행됐고 옥포대첩골든벨은 청소년수련관에서 도움을 줬다. 통영의 '한산대첩축제'의 경우 행사 시작 몇달 전부터 진행요원 및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교육을 통해 축제참가 손님을 맞고 있다.

이번 축제의 경우 준비 기간이 짧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앞으로 옥포대첩축제가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성장하기 위해선 축제를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육성할 재단 설립이 절실해 보인다.

거제역사문화연구소가 진행한 '해설이 있는 옥포해전 탐방로드'는 옥포대첩축제의 기획 의도 및 역사성을 느낄 수 있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가다.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옥포대첩축제 모습. /사진= 최대윤 기자

축제 기획의도·역사 연계 : ★★★☆☆

지난 옥포대첩축제는 역사성을 강조하기 위해 봉화와 옥포해전 재현, 옥포해전 임진왜란 학술세미나·해설이 있는 옥포해전 해상투어·거제의병 행렬이 포함된 승전행차 가장행렬·승전보고 등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번 축제에서는 옥포해전 임진왜란 학술세미나는 '임용한 교수의 역사강의'로 대체되고, 승전 행차에서는 거제의병들의 행렬이 빠졌다.

학술세미나가 빠진 이유는 전문가 초청이 어렵고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라는 게 거제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학술세미나는 옥포해전을 대첩으로 승격시키는 기초자료 및 당위성을 제고 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문가 부재로 지역사 정립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거제지역에 꼭 필요한 행사였다는 지적이다.

반면 거제역사문화연구소에서 맡은 '해설이 있는 옥포해전 탐방로드'는 지난 축제에 비해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다.

지난 축제의 경우 낡은 유람선을 타고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옥포대첩 현장을 돌아보는 것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참여자의 통제도 힘든 데다 선박의 엔진소음으로 해설이 거의 들리지 않아 불편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유람선을 타기 전 30분간 옥포대첩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배를 타기 전 출정식·신기전 퍼포먼스·옥포대첩 퀴즈 등으로 시민들의 좋은 호응을 받았다. 옥포대첩축제의 기획 의도 및 역사성을 느낄 수 있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가였다.

거제옥포대첩축제 모습.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옥포대첩축제 모습. /사진= 최대윤 기자

부족한 편의시설과 찜통더위 : ★★☆☆☆

옥포대첩 행사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가장 많았던 부분은 화장실 등 편의시설 및 안내 부족이었다.

옥포수변공원 무대 인근에 옥포1동과 수변공원 화장실이 있었지만, 화장실 위치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많은 시민이 화장실을 찾는데 불편함을 겪었다. 옥포수변공원을 잘 아는 시민의 경우 화장실을 찾을 수 있지만 관광객 등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거제시는 이번 축제에 2만명이 넘는 시민이 행사장을 방문했다고 하는데 화장실은 옥포1동 주민센터 화장실과 수변공원 화장실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옥포1동 주민센터가 문을 닫아 화장실 사용을 할 수 없었다.

3일 동안 이어진 축제 기간에는 한낮 기온이 28℃까지 오르는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그러나 체험부스는 물론이고 행사장에는 더위를 식힐만한 어떤 대비도 없었다. 특히 천막 덮힌 체험부스와 예술의 거리에 배치된 봉사자들은 땀범벅 이었다.

활용 못한 거북선. /사진= 최대윤 기자
활용 못한 거북선. /사진= 최대윤 기자

활용 못한 역사현장과 거북선 : ★☆☆☆☆

매년 되풀이되는 옥포대첩축제의 역사현장 활용과 거북선 활용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

올해는 행사 주무대인 옥포수변공원에 이순신 장군의 어록을 새긴 깃발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행사장 인근 거북선공원의 거북선은 별도의 행사가 없었다. 2달 전 거제시 관광과에서 설치한 전통활(장난감) 체험부스만 운영되고 있었으나 거북선을 체험하러 가는 동선에 대한 안내는 아예 없었다.

거제지역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17억여원을 넘게 들여 원형 복원한 거북선 2척이 있지만 축제는 물론 평상시에도 시민의 방문이나 활용이 미미하다.

특히 실제 옥포해전의 역사현장인 경상남도 기념물 제104호인 옥포진성의 경우 사유지 구분을 위해 설치한 철제 가림막이 안내판을 가리고 있기도 했다. 이곳이 옥포해전의 유일한 유적지라는 사실은 거제시민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더구나 이번 승전행차의 경우 기존 동선을 바꿔 옥포수변공원 입구까지 가면서 옥포진성 터 및 안내판을 지났지만 어떤 이벤트도 진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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