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새끼를 지키고 보호하고자 하는 어미새 까치 두 마리의 행동이 많은 사람을 감동시킨 바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기자에 따르면 지난 4월6일 오전 8시53분께 서울 송파구 마천동의 한 건물의 골목길에서 '까치 두 마리가 지나가고 있는 사람을 공격한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인근에 있는 119구조센터 소방대원들이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사건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주변을 수색한 결과 자기 스스로 날지 못하는 15㎝~20㎝ 크기의 아기새가 떨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소방대원들은 높은 전봇대 위에 있어야 하는 까치의 둥지에서 떨어지게 된 아기새가 많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골목길, 아기새를 지키는데 있어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그 골목길은 신협 직원들이 출퇴근을 하면서 이용하는 길이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그 당일 아침, 신협 직원들이 출근을 하기 위해 평상시와 같이 골목길로 들어서게 되었는데 직원들이 아기새가 있는 그곳으로 다가서게 되자 어미·아비 새가 직원들의 머리를 쪼아대며 공격한 것입니다. 갑자기 머리를 공격을 받게 된 직원들은 119에 신고를 하게 됐고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현장에서 아기새를 보호하려는 부모새의 공격적인 모습을 본 소방대원들과 시민들은 '아기새와 부모새를 도와주자'는 여론이 형성됐고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센터 박인수 진압대장은 "전봇대 둥지에 올려주는 방법을 고민했는데 자칫 한전측으로부터 철거당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소방대원들과 신협 직원들이 뜻을 모아 선정한 안전한 자리가 신협 옥상이었습니다. 두 마리의 까치로부터 뜻하지 않게 공격을 받고 신고를 했던 신협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속에 위험에 처해 있었던 까치 가족들은 새로운 보금자리가 마련됐고 물을 담은 그릇도 준비됐다고 합니다.

소방대원들이 처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기새를 구호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기새가 있는 곳으로 소방대원들이 다가가려고 하자 부모새 2마리가 주변을 돌며 계속 '까악' 소리를 지르며 민감한 반응을 했다고 합니다.

소방대원들이 아기새를 잡아 옥상으로 보금자리로 옮기고 난 후 부모새들이 옥상 보금자리를 찾아 들어오면서 모든 사건은 정리가 됐다고 합니다.

현장수습을 책임지게 된 박인수 대장은 "신기하게도 옥상의 보금자리에서 새끼를 확인한 부모새들이 더이상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새끼 옆에서 온순해진 모습을 보이며, 마치 고맙다는 듯 쳐다보기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건의 현장에서 어미 까치의 공격을 받은 서경환씨는 "오늘 새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 하루"라면서 "저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지만 까치들의 모습에 부모로서 큰 감동을 받았다. 새도 자기자식을 지키려고 저렇게까지 하는데 제 자식사랑도 저 까치만큼 강한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까치 전문가인 이상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는 "날지 못하는 아기새들에겐 포식동물이 제일 큰 위험"이라며 "부모새가 자기새끼를 지키려고 한 보호 행동임은 분명하다.

부모 까치들이 높은 곳에서 아기새가 떨어진 걸 본 후 사람들을 의식하며 굉장히 스트레스 받은 상황이었거나 사람이 위협을 가하는 걸로 느꼈을 수 있다"고 그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진정 행복해야만 하는 가정공동체, 부모님과 온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티없이 흠없이 곱게 자라야만 하는 어린이들이 지금도 어디에선가 외면·구타 당하고 버려지거나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잘못된 행동,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예수님께 안수를 받고 축복기도를 받기 위해 가까이 오는 모습을 보고 중간에서 차단하는 제자들의 잘못된 행동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한 바가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막10:14). 그렇습니다.

미물인 까치의 숭고한 자식사랑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자신의 삶의 모습을 한 번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부모로서 내게 맡겨진 자녀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 자녀로서 나를 이 땅에 존재하게 하신 부모님을 얼마나 존경하고 있는가?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