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영 시인
김무영 시인

대선을 치룬지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또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인물은 상관없이 미리 결정해 버리기도 하지만 대선·총선·지방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유권자들은 고민에 빠져든다. 인물이 아니다가도 정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할 때도 있지만, 지연·혈연·학연 등 정(情)과 앞면으로 행해질 때도 있는 게 대한민국에서의 오랜 선거기류다. 해방 이후 60~70년도에는 금권을 더해 고무신·막걸리 정치판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 정도였다.

선거는 지방이나 정부에서 행해지는 대표성을 가진 자를 선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직 또는 집단이 대표자나 임원을 구성원 중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가 정해진 방법에 따라 자유의사로 선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선거는 일차적으로 대표나 임원을 선출하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유권자의 의사를 결정하는 기능으로 정치 지도자들을 선출하고 선출된 자나 소속 기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또 국민에게 정치참여의 기회와 통로를 제공, 가장 일반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참여해 주권을 행사하도록 한다. 여기에는 정통성 부여 기능·정치적 안정 기능·정치적 통합기능·국민에 대한 충성 유지 기능 등으로 나눠진다.

이것은 투표자의 행태와 정부의 활동 사이에서 교량 구실을 하고, 구체적으로 시민의 보호·정치사회화와 정치적 충원 및 훈련·정치적 전달·세속화·합의와 갈등 해결·투표기능 등 연계유형 기능으로 나뉜다.

정치권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단체에서 선거제도가 활용되고 있다. 대학교 총장 선출을 비롯해 회사 등 주주총회에서의 대표, 농·축·수산업협동조합장 선거 등 여러 분야에서 선거가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보통·평등·직접·비밀 등 선거의 4대 원칙에 의거, 실시되고 있기는 하나 후보자의 특정 인사들이 부추기거나 호도·상대방을 비방·지지하는 후보를 덧보이게 하는 전략이 도를 넘어 갈수록 더 심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여러 정보를 종합해 검증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이것을 이용해 상대 진영의 지지기반을 무너뜨리는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게 문제다.

한 집단의 대표를 선거로 선출하는 것은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다. 대표로 출마하는 자는 소속된 집단을 발전시키는데 가장 큰 목적을 둬야 한다. 그래서 소속 집단의 위상을 높여야 마땅한 일인데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거나 상업적인 목적을 두기도 하고, 조합과 지방선거 등으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 목적을 두기도 한다.

지역에서 하는 지방자치단체 선거나 기초·광역의원 선거는 모임이나 단체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와는 판이 다르다. 지방정부의 수장과 의회 기능을 이끌 의원의 선출은 그 지역의 방향을 좌지우지하기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기에 더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소속 정당이다. 정당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문제지만 소속 정당 없이 정책을 개발하고 지원을 받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중앙과의 통로가 차단돼 단위가 큰 국가 차원의 사업을 시행하기 힘들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방의 일을 사사건건 중앙과 연결하는 것도 지역성이 얕아져 가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선출된 자도 노력해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권자인 시민이다. 시민이 지역의 주인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잘 선택하는 일도 문제지만 선택되고 나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선택된 자는 항상 초심에서 시작해야 하고 유권자인 시민은 선택된 자가 일하지 않을 수 없게 요구하고 정책을 함께 개발해 나가야 한다.

선출된 자들은 시민의 머슴 같은 존재다. 잠시라도 그 본성을 잊고 군림하거나 일탈하면 준엄한 심판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도자를 잘 선출하는 것도, 책임과 임무를 잃고 겉돌지 않게 하는 것도, 오직 지역을 위해 헌신하게 하는 것도 유권자인 시민의 몫이 더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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