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홍 거제바른이치과 원장
이수홍 거제바른이치과 원장

최근 디지털 치의학(Digital dentistry)이라고 불리는 분야가 실험적 연구 단계를 넘어서 실제 임상 영역에서 상당히 많이 쓰이게 됐습니다.

흔히 캐드캠이라고 부르는 'CAD(computer aided design)'·'CAM(computer aided manufacturing)'은 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과 제작이라는 뜻으로 산업 영역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광범위하게 쓰여왔으며 이제는 치의학 영역에서도 충분한 기술개발과 노하우 축적을 토대로치과계는 새로운 페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 치과 치료를 받을 때 치료할 치아의 삭제 과정 이후에 딸기향이 나는 고무 찰흙 같은 재질의 분홍색 재료로 치아의 음형 모형을 채득한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본을 뜬다고 부르는 과정인데 정확한 명칭은 인상 채득이고, 이때 사용하는 재료를 인상재라고 부릅니다. 인상을 채득한 후에 치과에서는 인상재로 만들어진 음형 모형에 석고를 부어 양형 석고 모형을 제작합니다.

이 석고 모형을 원내·원외 치과 기공소에 보내 수복물 제작을 의뢰하고 치기공이라 부르는 수작업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을 환자에게 장착해 치료를 마무리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의 치과치료 과정이었습니다.

최근 디지털 방식의 치과 치료 과정은 과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은 인상재를 이용한 인상 채득 과정 대신 구강 스캐너라고 부르는 막대 형태의 장치를 환자의 입안에 넣어 여기저기 움직여 가며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어 이를 합성, 가상의 컴퓨터 치아 모형을 만들어냅니다.

구강 스캐너는 일종의 고성능 카메라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분당 수만장의 사진을 찍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3차원 정보를 가진 데이터가 되어 이를 토대로 치과 보철물을 컴퓨터를 이용하여 직접 디자인 하는데 활용됩니다.

최종적인 치과 수복물 제작은 밀링(milling) 과정을 통해 지르코니아 등의 재료를 삭제해서 제작하기도 하고, 3D 프린터 등을 이용해 플라스틱 등을 축성해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방식의 치료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데 우선인상 채득 과정에서의 환자의 불편감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기공 과정이 단순화돼 최종 결과물을 완성하기까지의 기간이 줄어들어 빠른 치료 마무리가 가능해집니다.

다만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도 오랜 역사를 지닌 훌륭한 제작 방식입니다. 아직도 명품 기계식 시계나 고급 스포츠카의 경우는 장인이 수작업으로 정밀하게 제작하듯이 잘 만들어진 아날로그 치과 보철물의 경우 경외감이 들기도 합니다.

디지털 치의학은 여러가지 이유에서 앞으로의 치과 영역에는 주류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도 임상적으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진 단계에 이르렀으며, 기존 방식과 비교할 때 여러가지 장점도 있으니 치료를 받을 때 새로운 방식에 대해 큰 두려움을 갖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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