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영 시인
김무영 시인

1995년 통합 거제시가 되고 민선 1기가 출범했을 때 거제 전역에 대해 장기계획을 세우자는 의견이 있었다. 의뢰대상으로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을 거론했다. 거제 본섬을 비롯해 연안에 이르기까지 장기계획을 세우는데 한 해 예산보다 더 들어 무산되고 말았다.

십수년 전 부산시에서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하면서 눌차항을 비롯, 가덕도 전역을 개발하기로 하고 외국의 우수한 연구기관에 의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제대로 된 계획이 수반돼야만 중복 투자나 엇박자가 나지 않는다. 들어설 곳에 제대로 들어서 자연경관과 어울리고 문화와 지형적인 여건도 살려나갈 때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KTX와 신공항은 거제권역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최고의 기회다. 벌써 이들이 가동될 때를 맞춰 계획을 세우고 추진돼야 할 일일진데 그런 모습은 좀체 찾기 어렵다.

거제의 정책 기조에 뭐니해도 자연경관과 조선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자연경관에 따르는  것은 육지와 해양 부분이다. 관광산업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관광은 단순히 즐기는 분야가 아니라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심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전통과 문화를 접목해 품격을 높이는 것이다. 크루즈 관광도 매력이 있다. 거대 조선소가 있기에 크루즈 관광은 조선산업 활성화도 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도시 조성은 세계 유수의 기업뿐 아니라 국제관광지로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거제가 가진 사면의 바다는 면면이 다 특색이 있다. 북쪽은 신항 건설의 적지기도 하다. 조수간만의 차가 적고 조선소와 공항을 끼고 있는 잇점이 있어서다. 그래서 기존 부산신항과 함께 동남아 물류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일해저터널도 그렇다. 2·3코스를 거론해 거제와 부산의 중간지점이 우수한 조건을 갖추는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가덕 신공항까지 연결돼 공항 경쟁력까지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리아스식 보다 더 오묘한 거제해안 곳곳에 자연경관을 살려 다양한 관광휴양시설을 갖춰 나갈 수 있다. 요트장·해수욕장·윈드스핑·보트·뗏목 등 해안 특성에 맞게 조성해 나가면 된다. 육지는 또 어떤가. 온난해양성 기후 특성으로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특용작물도 재배가 가능하다. 해풍의 영향을 받고 강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조선산업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경기의 흐름이 일정하지 못하다는 특성이 있다. 이것을 어떻게 타파해 나갈 것인가가 관건이다. 외국 선주·기술자들이 한국의 조선 기술을 제대로 인식하여 믿고 맡길 수 있느냐다. 한국인에 대한 친밀감, 문화의 우수성을 그들에게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조선뿐만 아니라 꾸준한 기술 개발로 타 분야에 확대해 나가는 여건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선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복지 정책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거제 주변에 변화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무엇이든 거제서 이뤄지는 것은 조선산업에서 보듯 세계적이어야 한다. 규모도 수준도 국제적이어야 경쟁력이 있다. 한번 결정돼 건설되는 곳에 다시 계획을 수정하는데는 엄청난 파장이 따른다. 산을 깎고 땅을 파헤친다면 더욱 회복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연경관을 살리고 지형적 여건을 고려해 최적의 시설이 건설돼야 하는 이유다.

천만, 이천만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 도로는 한계다. 버스나 다른 수단으로 실어날라야 한다. 그러면 그들이 타고 온 자동차는 대형 주차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는가. 환경도 중요한 문제다. 양식장도 포화상태로 소득은 줄고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하수의 전부는 종말처리장을 거쳐 내보내야 한다.

거제는 바다가 생명이다. 언젠가 광역 지자체 움직임이 있을 때 거제를 부산에 편입해서 거제와 가덕을 세계적 해양도시로 건설하는 안도 거론된 적이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추진되고 있어 그 꿈이 이뤄지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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