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

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 /사진= 최대윤 기자
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 /사진= 최대윤 기자

귀농을 선택한 사람 대다수는 답답하고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통해 위로받고 지금과는 새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어서인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귀농이 은퇴나 명퇴를 앞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20대부터 40대까지 젊은 연령층에서도 귀농에 도전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더구나 고령화라는 문제 앞에 직면한 농촌에서 청년 농업인의 존재는 소중하다. 특히 고향을 지키기 위해 돌아와 농업을 잇는 귀농인들은 지역 농업을 이끌어가는 대들보다.

오늘의 주인공 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도 거제지역 귀농 2세대이자 거제농업의 미래를 이끌어 갈 대들보중 한 명이다.

지난 18일 사등면 언양마을에 위치한 리미팜 농촌교육농장을 찾았다. 그곳에는 산과 들·바다, 그리고 거제의 청년농부가 세상 밝은 표정으로 반기고 있었다.

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 /사진= 최대윤 기자
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 /사진= 최대윤 기자

"딱 한 번 거제를 떠나 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의 부모님은 오래전부터 귀농에 대한 꿈을 품고 있었단다. 그리고 그의 나이 1살이 막 지났을 무렵에 부모님은 부산에서 바다 건너 거제에 정착했다.

그의 가족이 거제에 정착해 처음부터 귀농을 한 것은 아니었다. 현재 리미팜 농촌교육농장이 있는 사등면 언양마을에 정착해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그가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이다.

막상 귀농을 해보니 비교적 도심지역인 장평동과 사등면 언양마을은 같은 거제도지만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더구나 부모님이 언양마을에 새로 마련한 보금자리는 앞서 살았던 아파트와 달리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오래된 전통가옥이었다. 처음 이사를 왔을 때, 오랫동안 마을에 자리매김한 토박이 주민들의 낯선 시선보다 집 밖에 있는 화장실이 훨씬 불편했던 기억이 있단다.

농촌 생활은 도시 생활보다 더 분주하게 느껴졌다. 부모님의 농사를 돕는 일에는 3자매 누구 하나 예외가 없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돌잡이 시절 부모님을 따라 거제에 정착하게 된 그는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꿈꾸던 조리사의 길을 걷기 위해 부산에서 대학생활을 할 때까지 거제섬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도시의 편리함보다는 거제에 대한 그리움을 선택했다.

그래서 대학 졸업과 동시에 거제지역의 한 이탈리아 전문 음식점에 취직해 또 다시 거제인으로 살아가게 됐다. 

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 /사진= 최대윤 기자
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 농산물, 키우고·만들고·나누고 

고향에 돌아와 나름 평화롭고 평범한 삶을 이어가던 그가 농촌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다양하고 건강한 음식을 연구하고 싶었던 그의 생각과 달리 직장생활은 이미 정해진 메뉴를 반복적으로 생산해 내야 하는 한계를 느끼면서부터다.

그런 그에게 때마침 귀를 솔깃한 제안 하나가 들어 왔다. 당시 그의 어머니는 거제여성농업인 단체인 생활개선회의 회장을 맡고 있을 무렵이었는데 거제농업기술센터에서 그의 전공을 살려 요리로 지역 농산물을 체험하고 가르치는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였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집 앞 농장에는 늘 식구들이 다 먹지도, 또 팔지도 못할 정도로 남아도는 제철 채소가 아깝고 활용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농장 이름을 세 자매의 돌림자를 따 '리미팜'이라 지을 때까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다. 하지만 가족이었을 때와 달리 동업자로서 부모님과는 마찰이 생겼다. 세대간 생각의 격차도 존재했고,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느끼는 불편함도 따랐기 때문이다.

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 /사진= 최대윤 기자
리미팜 농촌교육농장 김수림씨. /사진= 최대윤 기자

하지만 현재 리미팜은 거제시가 지정한 농촌체험 교육농장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특히 리미팜은 거제지역에는 10여 곳의 농촌교육농장 중에서 교과과정과 연계해 흙이 선물한 생명을 배우고 건강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우리 먹거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그는 얼마전 '청년 창업농업인' 면접에 응시하고 왔다. 좀더 많은 재료로 리미팜을 찾는 손님들과 함께하는 농업인의 꿈을 펼치기 위해 농지와 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다.

그는 "농업인이 힘들기만 한 직업이라는 편견은 점점 깨지고 있고 최근 거제지역에도 청년 농업을 희망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거제지역에서의 귀농은 높은 농지 가격 등의 한계가 있어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행정의 지원과 교육이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농업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뛰어든 젊음이 좌절하지 않도록 거제지역 청년 농부들의 꿈과 희망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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