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거제에코투어 대표
김영춘 거제에코투어 대표

거제시내 도로를 걷다 보면 도로변 양쪽으로는 빗물이 빠지게 만든 배수로가 설치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무심결에 배수로에 꽁초를 버리는 행위를 대부분 시민들은 목격 했을 것이다. 배수로는 특히 집중호우에 빗물의 빠른 배출을 위해 침수를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시설물이다. 모든 배수로를 통과한 물은 인근의 소하천과 지방하천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바다로 흘러가게 돼 있다.

인구 이동이 많은 장평·고현·옥포·장승포동 등에 있는 배수로를 들여다 보면, 그 속에는 많은 담배꽁초들과 비닐류·종이류·플라스틱류 등의 온갖 쓰레기가 버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근 가로수와 화단 조성 등의 영향으로 나뭇잎이 쌓여 있는 것은 그러려니 해도,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자연 생태계에 피해를 주게 된다. 결국에는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알든 모르든 미세 플라스틱을 음식과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이다.

도로변 배수로와 관련해 거제시 도로과에 문의를 해보니 배수로 관리에 대한 매뉴얼이 아예 없다고 한다. 지역별로 분포돼 있는 도로에 배수로가 몇 개인지 숫자조차 파악이 안돼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배수로에 유입된 쓰레기 처리를 어떻게, 누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처리부서조차 모호한 상태인 것이다.

일부지역 시내 배수로에는 쓰레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그물망이 설치돼 있어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 유입을 차단하고 있었으나, 그물망이 찢어지고 쓰레기 제거를 제때 하지 않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일차적으로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버리는 일부 시민들이 문제이지만, 이렇게 버려지고 오염되는 상황에서 쓰레기 투기와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 거제시 행정의 무관심도 책임이 크다.

이에 지역내 모든 배수로 뚜껑 안에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를 차단할 수 있는 그물망을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쓰레기를 수거·처리하는 전담 인력을 운영해야 한다. 또 시민 홍보를 지속적으로 펼쳐 쓰레기 투기의 근본 원인을 줄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현행법상 담배꽁초 및 쓰레기 투기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단속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고현·옥포·장승포 지역은 하수처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민들이 알고 있듯이 고현·옥포·장승포 바다는 깨끗하지 않다. 하수관로를 정확하게 파악·정비하지 못해 가정이나 업소에서 배출되는 오염원이 하수처리장으로 모두 유입되지 못하고 인근 하천이나 바다로 그대로 흘러 들어가는 상황이라 수질오염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도로변 배수로를 통해 유입되는 온갖 쓰레기마저 올바른 관리 매뉴얼 없이 계속 투기·방치한다면 '청정 거제'라는 말은 정말로 사람들이 살지 않는 외딴 지역의 바다에만 해당되는 동화 같은 구호일 뿐이다.

거제시 공무원과 지역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무심결에 담배꽁초를 배수로에 버리는 모습도 가끔 본 적이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흡연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배수로에 담배꽁초를 버리고 있어 온갖 쓰레기들이 배수로에 유입되고 있다.

만약 비가 내릴 경우 배수로 안에서 빗물을 따라 하천과 바다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 이후 이 쓰레기들은 오랜 세월동안 자연을 오염시키며 우리 인간을 병들게 하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소멸할 것이다.

도로변의 배수로 안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시길 제안한다. 그럼 우리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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