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남부면 도장포마을 윤성근 이장

거제시 남부면 도장포마을 윤성근 이장. (사진=최대윤 기자)
거제시 남부면 도장포마을 윤성근 이장. (사진=최대윤 기자)

"도장포 바람꽃마을 주민 여러분 연금 받고 새해 복 많이 받으이소."

설명절을 며칠 앞둔 지난달 25일 남부면 도장포마을 주민 70명에게 '행복연금'이 전달됐다.

행복연금은 지난해 설립된 '도장포 바람꽃마을회(회장 윤성근)'가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야심차게 준비한 일종의 마을복지기금(배당금)이란다.

매년 설·추석 명절에 마을의 65세 이상 어르신과 젊은 청년세대는 물론, 미래 꿈나무들에게 '도장포행복수당'을 지급한다는 취지다. 비록 큰 배당금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주민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복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마을회의 살을 찌워 갈 계획이다.

도장포 바람꽃마을회는 오로지 주민을 위한 주민복지조합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주민들의 출자와 마을사업·어촌계사업·디오베이(주)·유람 등에서 지원을 받는다.

거제지역에 마을조합은 여럿 설립돼 있지만 '도장포 바람꽃마을회'와 같이 마을 전체 주민을 위해 운영되는 사례는 없었다. 도장포 바람꽃마을회의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 도장포마을의 이장이자 도장포 바람꽃 마을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윤성근씨를 만났다.

평범한 어촌마을에서 거제관광 1번지로 도약

올해로 6년째 도장포마을의 이장을 맡고 있는 그는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여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작은 포구에 볕좋은 자리마다 멸치며 생선을 말리는 전형적인 작은 어촌마을이었던 도장포마을은 마을 해안가에 위치한 '등너매' 또는 '띠밭늘'이라 불렀던 언덕이 '바람의언덕'으로 유명세를 타면서부터 달라졌다.

하지만 바람의언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관광지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도장포 마을은 볼거리도 즐길거리도 없는 바닷가에 흔한 어촌마을이었고 언제 유명세가 사라져 관광객이 줄어들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와 주민들은 지역의 다른 관광지와 생각을 달리했다. 보통 행정에서 지원하는 각종 주민 숙원사업은 지역주민의 편의를 위한 사업을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와 마을 주민들은 도장포마을과 주민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도장포마을을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마을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을 만들면 당장은 좋겠지만 조금만 더 미래를 내다보면 관광객들이 다시 찾는 마을을 만드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도장포마을 주민들의 노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과를 보였다. 10여년 전부터는 도장포마을과 바람의언덕의 랜드마크인 풍차까지 생기면서 전국에서 인생샷을 남기려는 관광객으로 붐볐다.

도장포마을의 새로운 도전

외도로 가는 관광객이 잠시 유람선 정차시간을 때우기 위한 코스였던 도장포마을은 언제부턴가 외도의 관광객을 웃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식당·펜션·카페·기념품 가게도 점점 늘어났다. 언덕에 오르기 전 바다 위를 걸으며 산책할 수 있는 해안 산책로겸 방파제와 관광객을 위한 음악 공연장도 언덕 아래에 자리 잡았고, 몇해 전부터는 마을 사람들이 관광객들을 위한 축제까지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와 마을주민들이 생각하는 잘사는 도장포마을은 아직 멀었다. 그래서 최근 도장포마을은 해양수산부 어촌뉴딜 300사업에 이어 포스트 어촌뉴딜 일환으로 추진하는 '어촌활력증진 지원 시범사업'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 사업을 위해 도장포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몇년 사이 빈집이 부쩍 늘어난 해금강마을과 연계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어촌활력증진시범사업의 취지가 어촌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어촌의 생활수준을 높여 방문 위주의 인구를 지역에 정착해 살아가는 인구를 만드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사업에 선정된다면 천혜의 자연 풍광과 명승2호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최근 몇년 사이 급격히 쇠락한 이웃이 함께 잘사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바람의언덕으로 사람이 모여들고 어촌뉴딜사업으로 마을을 발전시킬 계기가 마련됐다면 앞으로는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함께 행복해지는 마을을 만들 차례"라면서 "앞으로 '더 가고 싶은 마을, 더 머물고 싶은 도장포 바람꽃마을'을 만들기 위해 마을주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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