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거제시청렴공무원상 수상자 이경희 생활지원과장

"일반업무로 상을 받았다면 부담이 덜할 텐데, 부족한 제게 너무 과분한 상인 것 같습니다."

지난 16일 거제시는 제1회 거제시 청렴공무원상 수상자 대상에 이경희 생활지원과장을 선정해 발표했다.

거제시 청렴공무원상은 청렴한 공직문화 확산을 위해 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상으로 올해 처음 수상자를 탄생시켰다.

더구나 거제시 청렴공무원상은 최근 거제시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시행한 '2021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종합청렴도 2등급을 달성한 직후에 시행한 상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14일 시의원 2명을 포함한 위원 12명을 구성해 선정위원회를 개최했는데 위원회는 후보자를 선정하기 위해 청렴·결백성, 헌신·봉사성 공·사생활 건전성 등을 집중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자에게는 시장 표창과 상금이 수여되고 희망부서 우선배치 고려, 근무평정 가산점 반영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 상은 다른 공직자에게 '귀감이 되는 공무원'이라는 영광이 따르기에 거제시는 신뢰성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느 때보다 심사과정을 투명하고 신중하게 진행했다고 한다.

특히 거제시는 수상자를 가리기 위해 다양한 평가 항목을 반영했는데, 평가 항목 중 '주변인의 존경', '시민에 대한 헌신성', ' 후보자의 평판' 등이 이목을 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성원으로 만들어진 수상의 영광에도 그는 상을 받은 기쁨보다는 오히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 앞선다고 했다.

또 그가 받은 상이 개인의 상이 아니라 함께 노력하고 일해온 동료 직원들이 만들어준 상이라는 점에서 영광이고 감사하다고 했다.

장승포에서 시작한 공직생활

동부면 출신인 그는 동부면 학동마을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공무원이었던 부친이 동부면사무소에 발령을 받으면서 5학년 때부터 동부초등교를 다니게 됐다.

동부면장으로 퇴임한 부친의 영향을 받아서였는지 그도 부친이 걸어온 공직자의 길을 이어받았다.

첫 발령지는 1986년 여름의 장승포읍이었다. 장승포읍에서 장승포시의 승격과 거제군과 통합을 지켜봤고, 이후 35년 동안 거제시 행정의 산증인으로 자리를 지키는 동안 크고 작은 일도 많았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던 35년 동안의 긴 공직생활에서 버팀목이 되어 준 것은 시민의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고 한다.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민원인과 사소한 마찰은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가끔 당연한 업무를 했을 뿐인데 감사해하는 민원인을 만날 때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했을 뿐인데 시민들은 감사함을 느끼는 구나. 앞으로 더 열심히 친절하게 시민들을 맞아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는 유독 재해극복 등 시민과 함께 땀 흘리며 소통하고 공감하는 업무를 많이 맡았다.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19와 관련해 구호 물품을 전달해야 하는 일이며 각종 재난 및 재해구호활동에서 그는 늘 가장 먼저 현장에 닿아 있었다.

지난 2006년 만들어진 거제시청 자원봉사단의 일원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고 지난해부터는 단장으로 임명돼 다양한 봉사활동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밖에 그가 주로 맡아 온 업무와 성과는 이웃돕기 물품을 전달, 코로나19 대민 지원사업, 거제시의 각종 복지 협력 사업,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 업무 추진(제17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보건복지부장관상), 무장애 도시 조성, 국가유공자 및 유족의 보훈 예우를 위한 각종 활동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코로나와 싸워온 20년 같은 2년

하지만 35년 동안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 그에게도 지난 2년은 20년 같이 힘든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공직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도 지난 2년 동안 코로나와 씨름해야 했던 시간들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이어질 줄 예상하지 못해 놀랐지만, 돌이켜보면 놀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급박하고 정신없던 나날이었다고 했다.

지난 2년은 시보건소를 비롯해 관련 부서의 수고로움은 말로 다 못할 정도였고, 거제시청 소속 공무원이면 누구 하나 빠짐없이 코로나 예방과 관련 업무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그가 소속된 거제시 생활지원과는 코로나로 인해 격리 생활을 하는 시민들을 위한 손과 발이 되는 역할을 해야 했기에 남다른 경험이 있다고 했다. 시민들의 고통을 오롯이 함께해야 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확진자에 대한 거부 반응이 크지 않지만,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확진자 및 자가격리 세대를 대하는 이웃들의 차가운 눈빛이 사회적 문제가 됐다.

지금은 전담 공무원이 지정돼 코로나 확진 가정을 돌보고 물품을 전달하고 있지만 코로나 초기에는 관련 지침이나 시스템이 없어 격리자를 관찰하고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모든 일은 그들의 몫이었다.

자가격리 가족들은 시청에서 지급하는 구호 물품조차도 반갑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에 거제시청 생활지원과 직원들은 구호 물품을 전달하면서 누가 물으면 '택배 기사'를 자처할 정도로 조심스레 다녀오기도 했단다.

그는 지금도 코로나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고 여전히 시민들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온화함으로 동료직원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그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듯 공무원은 늘 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각종 모임을 자제하는 시민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거제시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해야 하며, 과거 거제가 누리던 만큼의 경제적 혜택은 기대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점점 희망의 목소리가 들리는 만큼 거제시민들이 희망을 갖고 더 행복해지는 미래가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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