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국립 김해박물관은 넉달간 거제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지역 유물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거제 큰물을 건너다' 특별전을 열었다.

특별전은 거제지역에서 발굴된 각종 유물과 고문헌 등 모두 7가지 주제로 전시가 진행됐다.

이때 전시된 유물들은 거제에서 발견됐지만 전시공간이나 보존공간이 부족해 다른 지역 박물관이나 대학교 소장고에서 보관돼 오던 거제지역 관련 유물들이었다.

거제에서 볼 수 없는 지역유물인 만큼 거제지역민들에게 적잖은 관심을 받은 유물이 많았다. 이중 거제부도(巨濟府圖) 8폭 병풍의 경우 거제시가 반드시 소장해야 할 유물중 하나다.

거제부도 8폭 병풍은 19세기에 제작된 군현지도로 당시 거제도를 중심으로 주변 군현을 8폭의 병풍에 담은 지도와 풍속화가 결합된 형태의 회화식 지도다.

동아대학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관리한 덕분에 수리한 흔적도 없고 보존상태까지 양호했던 이 평풍은 제1폭에 대마도계(對馬島界), 제7폭에 웅천계(熊川界)·통영계(統營界), 제8폭에 창원계(昌原界)를 담고, 화면의 중앙부분에 해당하는 4·5폭에는 거제도의 중앙 관청을 그렸다.

또 4·5폭에는 사방에서 중앙 관청으로 이르는 길을 붉은 선으로 자세하게 그려놓은 것은 물론, 화면 오른쪽의 지세가 왼쪽 보다 높은 산으로 표현해 거제의 지형적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특히 당시 거제부의 관아가 있는 거제면 지역을 화면의 중앙에 배치하고 상하좌우 각 방향으로 산봉우리를 높이듯이 그리는 개화식(開花式) 구성 방식을 사용했는데 산등성이를 따라 소나무를 촘촘히 배열한 것이 인상적이다.

지도 좌측에 특히 많이 그려진 산은 베(麻·마)를 푼 것같이 꺼칠꺼칠하게 그리는 기법인 피마준을 사용해 산 표면의 질감을 표현했으며 당시 거제지역의 행정지명도 상세히 수록돼 있다. 

특히 지도 5폭에 그려진 조선 후기 수군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자료라는 점에서 거제지역에서는 반드시 확보가 필요한 유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거제부도 8폭 병풍은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135호에 지정돼 거제시립박물관이 개관 하더라도 소장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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