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가라산봉수대 모습.
경남 거제시 가라산봉수대 모습.

경남 거제시 가라산 정상(585m)에 위치한 가라산봉수대는 조선시대 한양의 목멱산봉수(서울 남산)에 신호를 전달하는 경상도의 직봉 2로중 간봉 2로의 초기(初起) 봉수로 조선 초기에는 미륵산 봉수(통영)로에 신호를 전달했다.

가라산봉수대는 경상도지리지(1425년) 거제현 편에 기록된 것으로 미뤄 이보다 이른 시기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라산봉수는 조선 중기 계룡산 봉수가 신설되면서 계룡산봉수를 거쳐 미륵산봉수로 전달했다. 거제의 치소가 거제면으로 옮겨지고 계룡산봉수가 폐지되면서 신설된 한산도 한배곶봉수(통영)에 신호를 전달해 미륵산봉수로 연결되는 노선은 조선 말까지 유지됐다.

가라산봉수대는 복원 전까지 헬기장과 등산로로 이용됐으며, 1995년 2월2일 경남도기념물 제147호로 지정돼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발굴 및 정비가 이뤄졌다.

거제시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진행한 지표조사 당시 가라산봉수대의 방호벽·건물지와 지표조사 구역 밖인 서쪽으로 약 60m 지점에서는 봉수군 주거지로 추정되는 석축시설과 집수시설 3기를 확인했다.

이어 9월 시굴조사를 통해 호(壕)를 비롯해 추정 건물지·배수로·석군을 조사하면서 고려~조선시대의 자기류·도기류·기와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올해 3월 진행된 정밀발굴조사에서는 봉수대 중앙연대는 과거 헬기장 조성으로 원지형이 훼손돼 연대·연조(年條) 등 거화(擧火)와 관련된 명확한 시설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방호벽 상부에 '∩'자 호를 굴착하고 그 중앙부에 연대를 조성한 것으로 추정됐고 방호벽·호·배수시설·석렬 등이 확인됐다.

문화재위원을 비롯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지난 2019년 9월부터 가라산봉수대의 유구 보존공사가 시작됐으며 '호' 주변은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양질의 흙으로 복토하고 잔디를 식재했다.

현재 가라산봉수대의 유구는 잔디식재 후 상부에 유구의 위치를 식별할 수 있도록 정비했다. 또 봉수대 안내판 2개와 봉수대와 주변 경관을 전망할 수 있도록 야자매트·로프 난간을 설치한 상태다.

한편 우리나라 봉수는 밤에는 불, 낮에는 연기를 이용해 신호를 전달했다. 평상시는 하나, 적이 나타나면 둘, 경계에 접근하면 셋, 경계를 침범하면 넷, 경계에서 적과 아군이 접전 중이면 다섯을 올리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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