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제19회 평화·통일 독서감상문 공모전] 일반부 우수

전쟁과 가족 - 저자 권헌익
전쟁과 가족 - 저자 권헌익
김지영
김지영

최근 북한군이 나온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속이지만 북한의 이미지가 내가 기억하는 '가난한 나라', '사회주의국가'의 이미지에서 편견을 벗고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다.

초등학교때 기억은 유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였다. 현충원 어느 한 묘지에서 할머니가 통곡을 하며 아들 이름을 부르다가 실신하는 장면을 TV에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도 이산가족·전쟁고아 등 이들이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큰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옆에서 조용히 눈물을 닦으시는 아빠가 이해되지 않았다.

학교에서 반공 글짓기 대회가 있었다. 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북한이 전쟁을 시작해 우리나라의 전쟁피해와 이산가족의 아픔 등과 며칠 전 봤던 TV속 할머니를 꺼내 그분이 전쟁에 잃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전쟁을 일으킨 나쁜 북한을 내세워 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나마 다행히 이 책을 접할 기회가 돼 다시 한번 6.25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국가에 버림받은 남은 가족들의 심정과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전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 본다.

우리 조상들은 36년간의 일제식민지에서 주권을 찾은 광복의 기쁨도, 한숨도 돌리세 없이 1950년 6월25일 새벽 북한국의 전쟁이 발발했다. 처음에 우리 부모들은 그 끔찍한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어떤 날은 북한국에 사회주의를 강요받고, 어떤 날은 한국군의 반역에 소리 없는 학살을 당해야 했다는 현실이 가혹하기만 하다.

서로를 감시하며, 서로를 신고하는 이웃들이 되어버린 현실은 영화에서나 봤던 물고 뜯기는 존비처럼 잔혹했다. 더구나 국민을 지켜야 할 국가가 적으로 규정한 개인과의 가족관계로 인해 사회에서 이방인이 될 때 그 사회 안에서 살아갈 만한 생존의 공간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 치명적인 태생적 끈을 잘라버릴 수 있을까?

아니면 세상 어딘가에 가계의 짐에서 자유로운 곳이 있을까? 그리고 이렇게 불안정한 삶은 무엇의 책임인가? 친족 관계의 무게인가, 아니면 정치적 현실인가?

연좌제라는 제도에 친척들이, 이웃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신고하였다고 하니 실제 얼마나 고통받는 사회였을지 짐작이 간다.

3년간의 전쟁에서 잠깐의 휴전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냉전시대의 피해자인 남·북은 세계 유일무일의 분단국가가 되어있다.

한반도의 역사는 평화로웠던 기억보다 침략과 맞선 전쟁의 역사가 더 깊다.

“평화는 국가의 정책 수행을 위해 무력 수단이 사용되지 않고, 여러 민족 여러 국가 사이에 전쟁이 없는 상태이다”고 표현한다. 우리나라는 무력이란 단어만 없어질 뿐이지 과거와 현재가 다를 바 없다.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생각들만이 주체가 되고 목표가 되어 전쟁 없는 전쟁을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가는 현실이다.

광화문 광장은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함성으로 우리에게 기억되어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대한민국의 애국심을 알릴 수 있었던 뜻깊은 장소이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의 사리사욕과 단체의 이익을 위해 광화문 광장이 시끄럽다. 시위의 장소가 되고 말았다. 아이들에게 부끄럽다. 역사 깊은 광화문 광장에서 어른들은 왜 저렇게 핏대를 세우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지 물어보면 얼굴만 붉힐 것 같다.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우리는 수업시간에 그렇게 배웠다. 잘못은 뉘우치고, 바로 잡으면 된다고…

“크지도 않은 한반도가 어쩌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정치적 이용에 집중이 되었는지 뭘 그리 큰 잘못을 지었는지….”

4.27 남북정상회담이 2주년을 맞이했다. 우리나라와 북한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미국이 주체가 되어 마주한 자리라 아쉬웠지만, 통일에 한 걸음 다가서는 것만으로도 가슴은 벅차올랐다. 세계정세에 휘둘리지 않고, 자주적인 통일의 지름길 마련이 우선적이어야 할 것이다.

통일의 제일 큰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다. 아이들에게까지 전쟁의 공포를 남겨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북은 한민족, 한 역사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와 다르게 서로를 받아들이는데 스스럼이 없다. 남·북 사이가 믿음과 신뢰로 다져서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어지면서 38선이 희석되어 사라지질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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