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수산 김성민 대표

지금은 농어촌 학교에 노란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지만 30년 전에는 먼 길을 걷고 또 걸어야 했다.

오늘의 주인공인 다이버수산 김성민 대표도 군항포 마을에서 장목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왕복 1시간도 넘는 길을 걷는 시골 소년이었다.

김 대표의 고향 마을인 군항포 마을은 장문포왜성 아래 있는 바닷가 마을이다. 장목진의 전선을 계류시켰던 바다가 있다고 해서 전성개 또는 전선포라고도 부르다가 러일전쟁 때 일본군이 주둔했던 곳이라해서 군항개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을 한 탓에 늘 여유롭지 못한 형편이었던 김 대표의 오래된 꿈은 '돈을 많이 벌어 어머니를 편하게 모시겠다'는 것이었다. 바닷가 촌놈이지만 군생활은 휴전선 산골에서 마치고 돌아온 김 대표는 거제에선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 자리잡은 어업방식인 '모구리'배를 타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잠수부(다이버)로 바꿔 부르는 이 직업은 얼핏 보면 우주복 모양과 비슷한 무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다 깊숙한 바닥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직업이다. 20대 한창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싶을 나이에 김 대표가 60㎏이 넘는 무거운 잠수복을 입고 오직 한 가닥 숨줄에 의지한 채 수심 깊숙한 거제 앞바다를 헤집고 다녔던 이유는 어머니의 건강 악화로 치료비와 생활비를 책임져야 했던 가장이었기 때문이다.

깊은 바닷속에서 진행되는 위험한 작업이지만 김 대표는 깊은 바다도, 잠수병도 두렵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가족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잠수부는 위험하기도 하지만 체력적으로 부담이 만만찮은 직업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잠수부 수입에 만족하지 않고 해산물 소매점과 식당을 함께 운영해 살림살이를 늘려갔다.

그러던 김 대표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된 사건이 있었다. 잠수 작업 중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을 겪은 것이다.

20대부터 10년간 제법 잔뼈가 굵다면 굵은 잠수부 일이었지만 위험은 한순간에 찾아왔고, 자신이 잘못되면 어머니를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잠수부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게 된다.

하지만 김 대표가 잠수부 일을 그만뒀다고 해서 10년 동안 목숨을 함께해온 전우와 같은 잠수부들과의 인연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잠수부 일은 하지 않지만 김 대표에게 윤택한 삶을 가져다 준 잠수부 일은 힘들게 살아온 지난날의 훈장과 같은 것이었다.

잠수부 일을 그만두고 김 대표가 뛰어든 사업은 산지직송 온라인 판매였다. 이미 지역에는 같은 분야에 진출한 업체가 있었지만, 바다 속에서 나는 해산물만큼은 누구보다 해박하다고 자신했고 그동안 인연을 맺어온 잠수부 및 해녀와의 인연으로 사업을 밀어붙였다.

누구보다 악착같이 살아온 만큼 김 대표 사전에는 실패라는 단어는 생각하지 않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온라인 유통을 공부하며 오로지 신선하게 해산물을 배송하는 일만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한 김 대표와 다이버수산은 거제 앞바다에서 채취한 신선한 자연산 해산물을 반드시 당일 발송과 24시간 안에 배송한다는 원칙을 지키며 창업 2년 만에 매월 2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전문인력이 필요할 법도 한데 다이버수산의 인력구조는 오로지 '지역 고용창출과 지역인재양성'이다.

친분이 있는 동네 지인들이며 선후배들을 다이버수산에 취업시키면서 자동적으로 갖춰진 시스템인데 조선소에서만 볼 수 있는 거제 출신 청년들이 다이버수산엔 가득하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수고와 신선도 유지를 위해 누구보다 발 빠르게 최신 기술과 기계를 선택했다.

해산물을 신선하게 관리하기 위해 수족관에 냉장설비를 했고 해산물의 생명인 선도 관리를 위해 최근 까다롭기로 소문난 'HACCP' 인증도 따냈다.

깔금하게 포장된 해산물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부채질했고 금방 입소문을 타면서 각종 언론과 방송까지 이어졌다.

특히 다이버수산은 창업과 함께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뛰어들어 매주 월·수·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네이버 쇼핑 라이브로 해산물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특히 손질 방법은 물론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전수해 다이버수산 매출에 일익을 담당한다고 한다.

특히 다이버수산의 판매 방송은 방송 때마다 깜짝 퀴즈를 준비해 맞추는 고객에게는 다이버 수산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선물하고 있단다.

다이버수산은 거제에서 나는 각종 신선한 해산물로도 유명하지만 언택트 시대에 맞춰 개발해낸  해신탕과 바(2인분)쭈삼 5종, 전복·해물·삼복·약초 삼계탕, 모듬조개(찜·구이), 얼큰 왕바지락 칼국수, 키조개·대합 전자레인지, 1인 약초 전복삼계탕 등 밀키트 상품도 큰 인기다.

김성민 대표는 "다이버수산의 상품은 배송지에서도 살아 있는 해산물을 산지의 신선함 그대로 먹고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방법과 노하우로 거제의 신선한 수산물을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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