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테이블 주상현 대표

최근 5년 사이 거제지역이 향토기업인 ‘얌테이블’이 우리나라 수산업 유통의 새로운 역사를 쓰며 급성장 하고 있다.

더구나 얌테이블의 성장은 우리나라 수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그동안 각종 언론을 통해 급성장하는 모습이 소개되고 있는 얌테이블은 이미 향토기업을 넘어 우리나라 수산유통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6일 둔덕면 학산마을 바닷가에서 얌테이블 주상현 대표를 만났다. 이미 전국적인 규모의 유통망을 갖추고 있고 대부분의 소비자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음에도 굳이 거제지역에 본사를 고집하는 이유가 궁금해서였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바틍으로 성장하는 기업

구릿빛 피부에 훤칠한 키, 단단한 몸매만 보면 운동선수 같지만 주 대표의 구릿빛 피부는 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피부가 아니라 바다가 어부에게 만들어 주는 훈장과 같은 것이다.

주 대표는 대표라는 자신의 직함보다 어부라고 불러주는 것을 좋아한다. 25 중반부터 수산 유통업에 뛰어들었고 얌테이블을 만들기 전까지 자연산 전문과 양식활어를 유통하는 한산도수산을  5년 넘게 운영해 어부라는 직업이 더 익숙해서다.

얌테이블이 탄생 배경에는 거제와 통영에서 생산되고 있는 수산물이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가치 없이 팔리고 있는 모습이 늘 안타까워서였다.

그래서 모색한 방법이 온라인 유통을 통한 수도권 진출이었고, 뜻이 통하는 소중한 동반자인 김양환 이사를 만나면서 얌테이블의 약진이 시작된다.

현재 얌테이블은 세무회계 김 이사가, 유통 관련 사업은 주 대표가 맞아 얌테이블을 대한민국 1등 먹거리 기업을 만들기 위해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수산물은 다른 음식과 달리 손질이 쉽지 않다. 손질을 하더라고 신선도를 지키며 소비자의 밥상까지 올리기엔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배송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냉장이나 냉동 장비를 이용해 운반해도 산지에서 느끼는 신선도를 유지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만큼 힘든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산물의 경우 가까운 전문식당을 찾거나 조미가 된 가공품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얌테이블은 이 시장의 공백을 노렸다.

선도 유지가 쉽지 않고 조금이라도 문제 있는 상품을 팔았다가 브랜드 이미지가 단번에 추락할 수 있다는 위험부담에도 제대로만 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였다.

10만원 공모로 시작한 얌테이블의 신화

‘얌테이블’아라는 회사명은 주 대표와 김이사가 회사를 합병할 당시 20여명의 직원에게 공모에 붙이면서 탄생했다. 글로벌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공모당선작은 거금 10만원(?)의 상금까지 내걸었단다.

최종 의견은 2가지로 좁혀졌는데 ‘먹거리’를 뜻하는 ‘얌’이라는 이미지가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식탁’또는 밥상 위에 올린다는 뜻을 담은 ‘테이블’에 대한 이미지를 쒸웠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결국 주 대표는 두가지 의견을 모두 수용해 ‘얌’과 ‘테이블’을 합친 ‘얌테이블’로 회사명을 정했고, 의견을 낸 직원들에게는 시상금을 5만원씩 전달했다. 주 대표는 앞으로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회사의 명예에 걸맞는 포상은 따로 생각해 볼 계획이란다.

대한민국 1등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주 대표는 카카오나 야놀자가 시장성을 보고 전문분야를 개척했듯이, 60조억원 규모의 우리나라 수산업도 규모가 적지않고 신성장 사업과 혁신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수산업이 단순 생물을 판매하거나 1차 가공에 그친 아날로그 방식이었다면 얌테이블은 기업화 이후 매년 100%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30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수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 우리나라 수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주 대표의 최종 목표다.

사실 지금의 얌테이블이 있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단다. 현재 100여 가지의 상품 대부분이 원활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처음에는 시장의 생리를 파악 못 해 좌절한 경우도 있었고, ‘내가 맛있으니까 남들도 맛있을 거야’라는 생각에 섣불리 만든 제품을 만든 결과 적잖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결국 주 대표가 생각해 낸 기업의 이념은 ‘소비자가 편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생산지의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한,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였다.

주 대표는 일주일에 3일은 서울에서, 3일은 거제를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상품 테스트만큼은 꼭 참여한다고 한다.

얌테이블은 지금은 전국 각지에 생산공장과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조만간 모든 공정을 거제에서 시작해서 거제에서 끝낼 수 있는 3000여평 규모의 수산물 전문 프로세싱(선별·세척·손질·절단·소포장) 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수산물을 취급하는 얌테이블의 특성상 산지에서 갓 잡은 수산물을 최대한 신선하게 소비자의 식탁까지 보내기 위해 생산과 가공, 그리고 판매라인까지 모두 일원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얌테이블은 고객 후기를 공개할 뿐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수산물을 먹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시식서비스로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있다.

또 얌테이블은 지난해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6월 그것도 서울 한복판(강남구 세곡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낸 것을 비롯해 이마트 전국 매장 및 GS슈퍼 납품에 이어 이마트 에브리데이 입점 예정하는 등 세계적인 먹거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바다가 낳은 기업, 향토기업으로 성공할 것

현재 얌테이블의 직원은 150여명이다. 지역적인 비율로 따지면 거제지역과 통영지역이 거의 반반이고 남녀의 성비로 따지면 여성인력이 더 많으며 연령별로는 구분하가 어렵다. 얌테이블의 채용 조건에는 오로지 거제와 통영 지역의 시민을 우선으로 한다는 특혜만 있을 뿐 나이나 성별은 중요하게 생각 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제와 통영지역의 수많은 경력 단절 여성들이 얌테이블을 찾고 있는 이유기도 하며 숨은 인재들이 많아 얌테이블의 성장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역민들을 채용하기 위해 채용 공고도 온라인 사이트 보다는 지역 면동사무소(주민센터)나 동네 전신주에 붙일 정도다. 계획 중인 수산물 전문 프로세싱 센터가 완공되면 거제와 통영지역에서 100여명 이상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얌테이블의 성공신화가 각종 언론에 노출되면서 주변에서 ‘회사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언제 본사를 서울로 옮길 계획이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주 대표는 수산물 전문 프로세싱 센터 거제에 짓는 계획도 그렇지만 얌테블이라는 회사의 특성상 본사는 서울이 아닌 거제와 통영 바다에서 떠날 수 없는 운명이라고 했다.

주 대표는 최근 농산물과 축산물에 등급이 있듯 수산물에도 등급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그리고 얌테이블이 수산물의 등급을 정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어민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각오다.

주 대표는 “초신선 수산가공품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얌테이블의 제품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우리 바다에서 수산물을 잡고 판매하는 어부들의 값진 땀방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면서 “얌테이블은 소비자에게는 건강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생산자에게는 보다 가치있는 수산물의 생산으로 윤택한 삶을 공유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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