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그걸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수고의 땀을 흘리며 사는데 여러분들은 과연 행복하게 살고 계신지요? 행복이란 추상적이라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간단하게 이런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첫째 건강한 사람입니다. 자수성가하여 부자가 된 사장이 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속이 좋지 않으니 밥 한 그릇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해 끄윽 거리며 누워있는데, 그 사람에게 부자인 게 무슨 의미가 있으며, 죽자고 일하며 열심히 살아온 그동안의 수고가 헛수고가 되고 말았으니 얼마나 불행하겠느냐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건강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게 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건강할 때는 건강이 행복이라고 생각지 못합니다. 나중에 건강을 잃고 나면 그때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데 이미 그때는 늦은 것이니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두 번째 일할 거리가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때로 사람들이 일 때문에 시달림을 받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그건 정년퇴직 후에 뼈저리게 절감한다고 합니다.

요즈음 내 주위에 은퇴한 목사님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은퇴 후 할 일이 없으니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고 하면서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모릅니다. ‘월급은 적게 줘도 괜찮다. 일만 시켜 다오’ 그럽니다. 그래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행복입니다. 왜냐하면 일하는 게 자기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보람을 아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이게 행복의 제일 중요한 관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는 이 직업을 가지고 살아온 것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 선택해도 역시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됐나? 후회하면서 살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할 수 없이, 억지로 일한다면 얼마나 불행하겠습니까? 사는 재미도 없을 것이고, 일하는 게 지옥일 것입니다. 결혼생활도 그렇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이 사람과 결혼하기를 잘 했지’ 하는 마음이 들어야 행복한 사람입니다만 ‘이 사람하고 결혼한 것은 내 인생의 최고의 실수다. 아이구, 내가 어쩌다 이런 사람을 만났을까?’ 후회한다면 참으로 불행한 인생일 것입니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떤 사람이 불행한 사람일까’를 두고 제자들과 토론하는데 가난한 삶, 병든 사람, 부모 없는 사람, 각양각색의 의견이 있었는데, 스승이 정의하기로 ‘세상에 제일 불행한 사람은 보람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고 했다고 합니다.

예수님도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요6:27)고 하신 말씀이 있는데, 생각해 보세요. 죽도록 일했는데 알고 보니 헛공사를 했다면 얼마나 황당하고 어의가 없겠습니까? 내가 하는 일이 보람이 있고, 의미가 있어야 출근하는 게 신나고, 하는 일도 재미있고, 행복하지, 보람이 없으면 출근하는 길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같고, 이 일 안 하면 못 먹고 사나 싶은 자괴감이 들어 자신의 삶이 비참해지고 불행해 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썩지 않을 양식을 위해서 일하십시오’라고 했던 것입니다. 썩을 양식을 위해서 일하면 평생 살아도 헛수고일 뿐이니까 말입니다.

여러분! 일한다고 다 일이 아닙니다. 일도 일 나름이란 말이지요. 도둑질하고, 사기치고, 노름하는 일은 일이 아닙니다. 일 같은 일, 제대로 된 일, 보람 있는 일, 썩지 않는 일, 영원 일이어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헛사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많은 사람들이 매일 나가 일을 하긴 하는데 썩을 양식을 위해서 일하고 있으니 그게 문제입니다.

일중에 일이요, 영원히 썩지 않을 일은 땅을 위한 일이 아니요, 하늘에 쌓는 일입니다. 먹고 돌아서면 또 배고프고 그 밥을 얻기 위해서 또 일하고 그러다 죽게 되는 허망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영원하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 일은 사람을 잘 섬기는 일입니다. 어린 소자에게 찬물 한 그릇 대접하는 것도 주님을 대접하는 것이라 하셨으며, 하나님 사랑 곧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셨으니 말입니다.

필자는 평생에 사람을 섬기는 일을 해오면서 정말 큰 보람과 기쁨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외된 남부면 지역에 요양원을 건축했습니다.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애쓰시고 수고하시며 고생하시던 어르신들을 천국 갈 때까지 모시기 위해서입니다. 썩지 않을 양식을 위한 마지막 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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