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일운면 지세포에 위치한 '지세포봉수대'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에 위치한 '지세포봉수대'

매년 1월1일 일운면 주민들이 해돋이 행사를 하는 지세포리 새피재(또는 샛풍이재) 정상에는 봉수대 흔적이 있다. 

원형의 방호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형태인 이 봉수대는 2002년 8월14일 경상남도기념물 제242호로 지정된 거제 지세포봉수대(巨濟 知世浦烽燧臺)다. 봉수대는 지름이 약 25m를 넘어 내부가 꽤 넓은 편에 속하며 축대벽이 꽤 높고 잘 보존된 편으로 알려졌다.

지세포봉수대는 봉수대 북쪽의 옥녀봉봉수대에서 신호를 받아 남동쪽이 와현봉수로 전달하는 봉수인 권설봉수로 추측된다.

권설봉수(勸說烽燧)는 조선 후기 군사적으로 중요한 영(營)·진(鎭)·보(堡) 등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해 본읍·본영·본진으로만 연락하도록 운영한 봉수대를 말한다. 인근의 지세포진성과 관련된 유적으로 보인다.

권설봉수는 임진왜란 이후 수군진의 배후 산정에서 수군들이 임시로 설치해 해상의 상황을 진에 알리도록 하거나 1800년대 후반 이양선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임시로 설치한 요망·별망·해망·돈대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지세포봉수대는 조선 후기 지방도 등에 기록돼 있지만 발견된 유물만 보면 조선부터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0년 삼강문화재단이 지세포봉수대 복원 및 정비계획의 일환으로 조사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지세포봉수대에서 발견된 유물이 중국 송나라 함평년간(宋 眞宗 咸平年·998~1003년)에  주조된 화폐인 함평원보(咸平元寶)와 조선 전기(15~16세기)에 주로 만들어진 분청사기(粉靑沙器)였기 때문이다.

지세포봉수대는 좁은 산정상에 설치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구릉을 굴착한 후 흙으로 봉수대 터를 닦고 봉수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방화장(放火牆)의 구축상태·연조와 단시설(段施設), 봉수대를 만들기 위해 정부(頂部) 일부를 깎아 대지(臺地)를 조성한 흔적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세포봉수대는 방화장 아래에 테라스와 같은 단이 있고 방화장 남북방향에 각각 출입구를 만들었으며 방화장의 내부 중심축을 따라 일렬로 설치된 연조는 2기가 확인됐다.

지세포봉수대와 관련된 건물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지형적인 조건을 감안하면 지세포봉수대와 약간 떨어진 지점에 위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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