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대나무 공예가

“사람들이 맹종죽 재질이 물러서 세공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하지만 맹종죽으로 만든 다양한 공예품을 거제도 대표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요.”

맹종죽으로 화분, 주전자, 찻잔 등 생활용품을 만들어 내는 소천-이완(여·50)씨가 거제 맹종죽을 접하게 된 것은 10년 전의 일이다.

오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남편의 고향인 거제도 장목으로 정착하면서 이씨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름다운 거제도의 풍경과 장목· 하청지역에 지천으로 깔린 질 좋은 맹종죽이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취미삼아 시작한 대나무 공예에 자신이 쓴 글을 새겨 볼 생각으로 맹종죽을 다듬어 온 시간이 6년.

주위 사람들은 맹종죽이 물러서 세공용으로 쓰지 못한다며 차라리 흔히 쓰이는 왕대로 작업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 했지만, 맹종죽 가공에 대한 이씨의 집념은 멈추지 않았다.

맹종죽 공예품은 컵이나 찻잔, 주전자 등 생활 전반에 쓰이는 용기 대부분을 가공이 가능하다. 특히 맹종죽으로 만든 용기는 보·냉온 효과가 탁월하고, 실수로 바닥에 떨어 뜨려도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맹종죽 공예품이 만들어지기까지 남다른 노력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원래 식용으로 쓰이는 맹종죽은 재질이 물러서 환경변화나 가공에 따라 쉽게 변형이 오기 때문에 공예품을 만들기 전 기본가공을 위해 5단계에 걸쳐 공을 들인다.

먼저 좋은 대나무를 선별해 3일 동안 수분제거에 들어간 다음 내구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가마솥에 들어간다. 또 3일 동안 건조를 통해 기본 모양과 밑그림을 그리고 손잡이와 옻칠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작품 1개를 만들거나 100개를 만들거나 이 과정을 거쳐야 단단하고 실용성 있는 작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작품으로 쓰이는 대나무를의 선별 작업은 3년 이상 건강한 대를 자신만의 경험과 직감을 이용해 선별한다.

이렇게 만든 작품은 거제도가 아닌 외국인이나 타지역 사람들에게 더 큰 호응을 얻으며 판매되고 있다. 특히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에서 희소성과 실용성을 인정받아 왕대로 만든 대나무 공예품 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맹종죽으로 만든 제품은 가공이 어려운 만큼 희소성이 있고 친환경적인 대나무 용기의 우수성이 입소문 나면서 맹종죽 공예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값싼 중국산 제품이 국내로 유입 되면서 그나마 판매되고 있던 맹종죽 공예품도 위기를 맞고있다. 이씨는 중국산 제품과 구분을 위해 작품에 ‘LOS’라는 이니셜을 새겨 자신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신이 만든 맹종죽 공예품을 거제도의 대표 부랜드로 만드는 것이 이씨의 바램이다. 하지만 맹종죽 공예품은 제품의 홍보, 상품의 포장 등 난관에 부딪쳐 지속적인 판매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일반인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학습도 준비하고 있지만 장소와 시설이 열악하고 학습용이나 교육 목적으로 체험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상태다.

이씨는 “맹종죽으로 만든 제품은 관리만 잘하면 도자기나 플라스틱 보다 섬세하고 단단해서 오래 사용 할 수 있고, 제품에 따라 여러 용도로 사용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거제도 맹종죽으로 만든 제품이 거제도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널리 사랑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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