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응전
도전과 응전
  • 김수영 칼럼위원
  • 승인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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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세계적인 역사학자인 영국의 아놀드 토인비는 자신의 책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다'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류는 좋은 자연환경에서는 문명이 태어나지 않았고 거의 다 거칠고, 가혹한 환경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 중의 하나인 나일강의 이집트문명을 일으킨 민족은 아프리카 북쪽에서 수렵생활을 하며 지내는 이들이었다고 합니다. 

5000∼6000년 전 강우전선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아프리카 북쪽이 사막으로 변하자 이들은 세 부족으로 나누어지는데 그 자리에 남아 그대로 사는 부족은 소멸하고 말았고, 북쪽으로 강우 전선을 따라 이동한 부족은 사라져 버리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맹수들이 우글대고 홍수로 끊임없이 범람하는 척박한 나일강 지역으로 이주해 농경과 목축·어업으로 생활을 바꾼 부족들은 찬란한 이집트 문명을 만들었습니다. 

나일강의 범람 시기를 알아내기 위해 천문·지리·태양력을 발달시켰으며, 나일강이 범람했다가 빠지면 쑥대밭이 된 토지를 나누기 위해 기하학·측량술이 발달됐고, 홍수의 범람을 막기 위해 도르래를 발명해 뚝을 쌓게 되면서 제방술이 발달하게 됐는데, 이 축대를 쌓는 기술을 이용해 불가사의한 피라미드를 만들어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각 나라마다 시대에 따라 자연적인 재해나 전쟁, 또는 나라 안의 분열과 갈등으로 인한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 그런 도전에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가 융성해지기도 하지만 잘못 대처(응전)하면 도태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역사가 그렇듯 우리나라 역사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수도 없는 침략(도전)을 받아 풍전등화 같은 위기에 놓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며, 3년에 걸친 6.25전쟁으로 인해 전 국토가 초토화되는 큰 시련에 빠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그때마다 슬기롭게 잘 대처함으로써 중국에 흡수되지 아니했으며, 한때 일본의 속국이 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었던 동족간의 전쟁으로 인해 완전 폐허로 변해버린 절망적 상황 가운데서도 굴하지 아니하고 피와 땀으로 나라를 다시 일으켜 오늘에 이르게 됐는데, 서구사회가 400여년에 걸쳐 이뤘던 민주화와 산업화를 우리나라는 70여년만에 이뤄낸 기적같은 역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더이상 변방의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세계 무역 10대국으로 핸드폰과 반도체·조선 등이 세계 1위의 나라로, 스포츠와 영화 기생충·BTS 등 K한류가 세계를 선도하는 자랑스러운 문화 국민으로까지 우뚝 서게 됐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4년 전에 일어났던 촛불 시민집회는 피를 흘리지 않고 정권을 바꾼 무혈혁명으로 세계사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성숙함으로 세계사의 자랑이요, 희망이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코로나라고 하는 뜻하지 않은 전염병으로 단군 이래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코로나에 가장 잘 대처하고 있어서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K방역이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어서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그동안 우리들은 미국과 서구사회를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코로나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정말 대단한 나라요, 진정한 선진국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네요.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지리적 여건(운명)상 앞으로도 미국·중국·러시아·일본의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위한 곡예운전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끝이 보이지 않는 남북간의 갈등과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 민주사회에서의 다양한 욕구분출로 인한 끊임없는 사회적 갈등과 그에 편승한 정치적 여·야 갈등이 계속될 것이기에 어쩌면 지금보다 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런 역사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껏 그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잘 대처해 왔던 우리이기에 걱정하지 않으며,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고전1:27)"에 부응하는 작지만 강한 나라, 세계사의 중심에 우뚝서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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