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 이용한 전통 채취방식 고수…최고 품질로 인기
30나무 1단에 20만원선 거래…“없어서 못 팔 지경”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견내량 해협의 돌미역 채취가 한창이다. 사진은 지난 12일 거제시 사등면 광리마을 미역 채취 건조현장.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견내량 해협의 돌미역 채취가 한창이다. 사진은 지난 12일 거제시 사등면 광리마을 미역 채취 건조현장.

거제와 통영을 사이에 둔 견내량 해협이 미역 채취 어선들로 북적인다. 마을 앞 물양장 등에는 알록달록한 작업복과 모자를 챙겨 쓴 마을 주민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미역을 말리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 해협에서는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미역 채취 어선 50척 가량이 빠른 물살도 아랑곳 않고 연신 미역을 채취한다. 어선을 타고 거센 물살 사이로 8~9m의 긴 장대를 집어넣고 휘감아 끌어올리면 길다란 적갈색 미역이 한가득 감겨 올라온다. 험한 조류와 풍파에도 견디며 바다 속 바위에 서식하는 자연산 견내량 돌미역이다.

수심 8~10m(간조시 4~6m) 바닥층에서 이렇게 건져 올린 돌미역은 마을 앞 물양장 등에서 사흘간 봄햇살을 받으며 어민들 손에서 전국 최고의 미역으로 말려진다.

임금님께 진상될 정도로 맛과 영양이 좋아 귀한 대접을 받았던 견내량 돌미역은 유명세가 전국에 알려지면서 따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빠른 물살 덕분에 식감이 고들고들하고 단단해 반복된 조리에도 퍼지지 않고 깊은 맛을 내는 최고급 미역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견내량 돌미역은 5월이 수확철이고, 날씨 좋은 날 보름 남짓 채취한다. 견내량을 끼고 있는 거제시 사등면 광리마을과 통영시 용남면 연기마을 어민들이 공동으로 미역을 딴다.

어민들은 미역 종자의 훼손을 막으려고 반세기도 훌쩍 넘은 전통 채취방식을 고수하며 '트릿대'라는 긴 장대를 이용해 미역을 채취하며. 물때에 맞춰 나가면 2인1조 어선 한 척당 하루 60㎏(건미역 기준) 정도 가능하다.

잘 말려진 견내량 돌미역은 시중 미역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돼 1단(30나무) 가격이 20만원 정도여서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견내량은 햇볕 투과량이 많고 빠른 물살 탓에 수질이 깨끗해 미역이 자라는 데 좋은 조건을 갖췄으며, 이곳에서 자란 미역은 안벽 등에서 자생하는 미역이 아니라 수심 바닥층 돌에서 자라는 미역으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견내량 돌미역을 채취해 임금에게 진상한 것으로 기록돼 있을 만큼 가치를 인정받으며, ‘왕의 미역’ 또는 ‘전하도 미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편 거제시와 통영시는 이 견내량 돌미역과 전통 채취방식 등을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추진, 오는 6월께 지정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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