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요즈음 영남권에서는 가덕도 국제관문 신공항 재추진을 앞두고 또 다시 갈등이 재현되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동남권 관문공항은 노무현 대통령후보 시절부터 필요성이 제기되어 논의를 시작했는데, 공항 유치를 두고 지역 간 갈등이 심화되자 이명박 정부때는 유보를 선언하였고, 박근혜 정부는 전문가들이 제시한 국가 경쟁력 논리에 따른 국가정책을 결정해야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북지역을 뿌리했던 정당 출신 대통령이기에 경북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김해공항확장으로 결정하고 말았다. 이거야말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결정이요, 말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졸속결정으로 국가의 미래를 망가뜨릴 수 있기에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아래는 지난 번 6월24일 인천시장을 지냈던 송영길(민주당)의원이 부산일보와 인터뷰한 내용인데, 가장 객관적인 입장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진단한 내용이라 소개하고자 한다. 

송 의원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서둘러야 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을 허송세월했다. 너무 늦었다”면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전남까지 1000만 명을 아우를 수 있는 최적의 관문공항 입지를 찾았어야 했는데, 결국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정치적 결정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좁은 국토에 관문공항이 두 개씩이나 있을 필요가 없다”는 수도권 지역의 비판에 대해 송 의원은 “인천공항 상황을 고려해서라도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인천공항 수용능력이 한 해 7000만 명인데, 지난해 6800만 명까지 도달했다. 올해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에 인천공항 수준의 추가 관문공항이 없다면 항공수요를 일본이나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외국 공항에 다 뺏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가면 갈수록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 근거로 현재 인도와 중국의 자국민 여권발급률은 5% 정도인데 양 국가의 경제발전에 따라 여권 발급률이 20%까지 올라간다는 게 송 의원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무려 5억명 이상의 인구가 항공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과 우리의 무비자 협정은 시간문제이고, 남북 관계가 더 진전돼 북한 영공을 이용할 수 있다면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빨리 동남권 국제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여권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으로 공항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김해공항 확장안이 훨씬 더 정치적이었다”고 되받아쳤다. “국가 발전 논리로 최대한 경제적인 관점에서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선정해야 하는데, 대구·경북 지역 눈치를 보느라 죽도 밥도 안 되는 선택을 한 것이다. 김해공항은 적의 공격을 피해 돗대산이라는 엄폐물 아래 조성됐기 때문에 군용기나 이착륙할 수 있지, 대형 민항기가 밤낮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또 “관문공항은 인천공항처럼 소음 피해(김해주민들의 소음 민원)가 적은 해안가에 있어야 한다. 외국 유수의 공항을 보더라도 해안 공항은 대세다. 특히 부산 가덕도에 관문공항을 건설한다면 부산항과도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국제 물류 허브단지로 조성될 것이기에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가덕도 입지를 적극 지지했다. 김해공항 검증이 총리실로 이관되자 터져 나오는 대구·경북 지역의 반발에 대해서도 “대구통합신공항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된다면 정리될 문제다”고 낙관했다.

‘國家之大事는 百年大計’라는 말이 있다. ‘국가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는 눈앞의 현실에 휘둘리지 말고 먼 장래를 위해 큰 계획을 세우고 결정하라’는 말인데 동남권 관문국제공항이야말로 세계로 뻗어나갈 우리 민족의 미래가 걸려있는 국가의 중대사가 아닌가 말이다.

이번만큼은 국가지대사를 결정함에 있어 더 이상 지역이기주의나 정치논리에 의해 결정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직 가덕도가 국제공항의 입지로 타당한지 않은지만 놓고 고심하고 고심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덕도에 공항이 생기면 거제도에 도움이 될 것이기에 세워야 한다는 논리면 필자는 적극 반대할 것이다.

“공의로운 길에 생명이 있나니 그 길에는 사망이 없느니라(잠12:28)”라는 성경말씀을 믿으며 말이다.

몇 년 전 태국선교지 방문을 위해 인천공항을 갔던 적이 있는데, 태국까지는 3시간이 걸렸는데 인천까지 가는데 꼬박 하루, 귀국 후 집으로 돌아오는데 하루가 걸렸다. 멀고도 먼 길이기도 했지만 너무 큰 낭비(시간·돈)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가덕도에 공항이 들어서면 가덕도를 중심해서 주위에 있는 – 부산·창원·김해, 울산·양산·거제·통영·밀양(총인구 690만), 진주·사천·순천·광양·대구·포항·경주(총인구 420만) 등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1시간-1시간30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기에 접근성이 좋아 영남지역에서 영종도까지 가야하는 불편함을 일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국가를 균형발전케하는 측면에서 절대 필요한 국가지대사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럴 경우 우리 문화의 보고인 경주는 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문화중심지가 될 것이며, 거제·통영도 국제관광지로 부상하지 않을까 싶다.

오! 하나님! 우리 민족이 지금까지 온갖 역경과 갈등 속에서도 슬기롭게 대처해 오면서 여기에까지 이르렀는데, 다시금 저희들에게 지혜를 주셔서 이런 갈등을 현명하게 넘어서게 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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