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온열질환자 11명 발생…폭염경보 발령
농·수산 작업 비상…더위 속 조선산업 28일부터 휴가

거제지역 연일 최고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등 폭염경보가 나날이 발령되고 있어 열로 인한 급성질환자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지역 농·수산업 종사자들과 조선업 노동자들도 더위와의 전쟁중이다. 사진은 지난 21일 고현버스터미널에서 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이날 선풍기는 모두 꺼둔 상태였다.
거제지역 연일 최고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등 폭염경보가 나날이 발령되고 있어 열로 인한 급성질환자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지역 농·수산업 종사자들과 조선업 노동자들도 더위와의 전쟁중이다. 사진은 지난 21일 고현버스터미널에서 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이날 선풍기는 모두 꺼둔 상태였다.

폭염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아 지역 곳곳에서 폭염에 지친 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연일 최고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등 폭염경보가 나날이 발령되고 있고 역대 지역 최고 기온까지 점쳐지고 있어 폭염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가운데 기상청은 다음달 중순까지 이와 같은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거제시는 지난 20일까지 지역 온열질환자가 11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1명을 제외하면 모두 70대 이상 고령자로 더위 취약계층의 피해가 컸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일사병·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장기화되는 폭염에 지역 농·수산업 종사자들과 조선업 노동자들까지 더위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 폭염경보 : 하루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어서고 최고 열지수가 41일 넘어선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 발령
● 폭염주의보 :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면서 최고 열지수가 32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

농작물 수확시기 놓칠까, 폭염에 노출

여름 농작물 수확과 가을추수를 위해 준비하는 농민들은 가마솥더위에 그대로 노출돼 더 치명적이다. 농작업이 주로 야외나 시설하우스에서 이뤄지는데다 농작물을 무더위에서 피하게 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개인농사를 짓다 보니 35도 넘나드는 한낮임에도 기온을 알지 못해 밭일을 하다가 쓰러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농작물을 수확해야 하는 시기나 가을 추수를 위해 해야 할 작업이 많다 보니 고온에도 작업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폭우나 폭설 등으로 인한 피해는 자연재해로 인정받고 어느 정도의 보상금을 지원받는 반면 폭염 피해와 관련해선 증명하기도 쉽지 않고 자연재해 인정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연일 폭염에도 작업을 하는 이유다.

김지석(64·거제면)씨는 "마을에서 폭염경보다, 고온이다 방송을 하고는 있지만 농작물마다 수확시기가 있고, 7월이면 해야하는 일이 있는데 무작정 쉴 수만은 없다"며 "그나마 날 밝아지는 오전 5시께 일을 시작해 오후 1시 안에는 끝내려고 노력은 하는데 오전 9시부터 햇살이 너무 쬐서 숨이 턱하고 막힌다"고 토로했다.

그는 "농업이 날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산업인 만큼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 이상기온이 발생했을 때의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수온에 어류 폐사…노심초사

폭염에 고생하는 건 어촌도 마찬가지다. 가두리양식장에서 물고기를 기르는 어민들은 고수온에 물고기들이 폐사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보통 수온이 27도로 올라가면 물고기 폐사가 발생하는데 현재의 폭염이 계속 유지된다면 수온이 오르는 것도 시간문제기 때문이다.

특히 온도가 높아진 바다를 상대로 기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없기에 속수무책이다.

서경수 거제새우조망자율회장은 "고수온에 강한 어종은 몰라도 양식하는 물고기들이 고수온에 약한 어종이 대부분이라 걱정이 크다"면서 "기껏해야 사료 공급 시각과 양을 조절하는 것밖에 없는데 오라는 비가 안 오니 어민들 대부분이 시름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하루 1~2시간 휴식…28일 휴가 시작

올해부터 폭염특보가 내린 날에는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반드시 휴식시간을 주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산업안전보건 규칙을 고쳐 폭염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권리를 명문화했다.

사업자 측은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그늘진 장소를 설치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소금과 음료수를 비치해야 한다는 규정도 들어갔다.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할 경우 근로감독관이 현장조사를 통해 사업주의 열사병 예방수칙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위법이 확인되면 사업주의 사법처리까지 가능해졌다.

최근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가 계속 발령되면서 조선산업 현장에서도 1시간당 10~15분씩 휴식시간과 가장 더운 오후 2~5시에 작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는 있지만 법적으로 보장되는 시간을 다 주는 것은 아니다. 노동시간 안에 해야 할 할당량이 있기 때문에 무작정 쉴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휴식권이 보장은 되고 있지만 많은 노동자들이 다가오는 여름휴가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역대급의 폭염에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8일부터 삼성중공업은 오는 4일부터 여름 휴가가 시작된다.

온열질환 예방하려면

거제소방서 관계자는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낮12~5시까지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갈증이 없어도 수시로 스포츠음료나 과일주스를 마시고, 카페인이나 알콜이 들어있는 음료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또 어둡고 두껍고 달라붙는 옷보다 밝고 헐렁한 면옷을 입을 것을 권장했다.

거제시도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시는 지난 20일 '폭염 피해 예방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노인과 장애인, 아동 등 취약계층의 폭염 피해 예방과 무더위쉼터 운영, 냉방시설 관리 등 사전예방에 중점을 두고 소관 분야별 대책과 기관별 협조를 논의했다.

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폭염이 10일 이상 장기화하면 온열질환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돼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기상예보에 항상 관심을 갖고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동시에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등 개인 건강관리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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