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민배 "전략공천은 시대정신에 반하는 것" 배수진
한국당 후보들 "제3인물 아닌 출마후보 중 전략공천 해달라"
민주 김경수 차출 '만지작' vs 홍준표 "상대 패 보고 선출"

6·13 지방선거가 8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남도지사 후보 선정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모두 안갯속에서 내홍을 겪고 있다.

문제는 여야 중앙당이 이미 예비후보를 등록한 후보자를 제쳐놓고 전략공천 카드를 들먹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 현재 정당 소속 예비후보자가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해당 정당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필패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 공민배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민주당과 언론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경남도지사 선거 '전략공천'에 대한 입장을 통해 "전략공천은 노무현·문재인 정신과 시대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 예비후보는 특히 "전략공천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는 노무현 정신과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그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정신에도 크게 배치된다"면서 "'공정'이란 시대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공 후보는 "경남의 현실을 감안해 공정성을 저해하는 전략공천을 강행한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특단의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중앙당이 져야 하며 중도포기 없이 오로지 도민만 바라보고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밝혀 전략공천 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의 길도 열어 놨다.

공 에비후보가 이처럼 반발의 수위를 높이는 것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지난 2월 24~25일 조사한 여론조사(중앙선관위 참조)에서 더불어민주당 공민배 예비후보와 권민호 전 거제시장은 자유한국당 유력 후보인 안홍준 전 국회의원과 홍준표 대표가 강력히 추천하는 윤한홍 현 국회의원과의 1:1 가상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경남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권민호 전 거제시장은 21일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선출에 관한 입장'이란 보도자료에서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며 "중앙당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숙고해서 평가해 그 결과가 저보다 더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고, 그 후보가 승리를 이끌 적임자로 선출이든 지명이든 된다면 언제든지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포함해 민주당 후보들은 경남 정권교체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중앙당에 일임하고 모두가 원팀이라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전반적으로 지방정부 정권교체를 위해 김경수 차출론이 현실화되더라도 중앙당 결정에 따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민주당 경남지사 예비후보에는 공민배 전 창원시장과 권민호 전 거제시장, 공윤권 전 경남도의원 등 3명이 출사표를 낸 상태다.
한국당도 홍준표 대표가 최대 승부처로 꼽은 경남지사 후보 선정을 놓고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한 뒤 마지막까지 고심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경남·부산·울산 한국당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경남지사 공천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결정된 뒤 선정하겠다"며 "공천이 4월 말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대인 민주당 패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현재 전국 대부분 광역단체장 후보는 발표했지만, 경남과 서울 등 전략공천지 3곳은 아직 후보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박완수 의원은 홍 대표의 강력한 권유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에 걸쳐 불출마를 선언했고, 홍 대표의 측근인 윤한홍 의원은 중앙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창원 마산회원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초선의 윤한홍 의원은 한 방송사와의 통화에서 "3월 안에는 공천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이고, 공천이 결정되면 출정식을 할 계획이다"고 밝혀 당의 결정에 따라 출마의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또 한 언론이 출마를 고사했다는 보도와 관련 다른 일간지와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며 출마를 전제로 열심히 뛰며 전략공천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오히려 공천을 안 주면 어쩌나 걱정하는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홍준 예비후보는 "거론됐던 안대희 대법관과 박완수 의원, 김태호 전 지사까지 불출마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상태에서 현재 예비후보에 등록한 후보 가운데 득표율이 높은 후보를 전략공천하지 않겠느냐"면서 "전략공천이라고 해서 예비후보를 배제한 것이 아니고 계속 심사 중으로 공당으로써의 적절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영선 예비후보는 "당에서 당연히 예비후보에 등록한 3명 가운데 전략공천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제3의 인물 전략공천 설을 부정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전략공천설로 흘러나오고 있는 김경수·윤한홍 의원 모두 초선인데다 전략공천을 감행한다면, 이미 선거활동을 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의 반발은 물론 이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부담감과 책임론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여야 모두 경남지사 후보 공천을 놓고 막판 내홍과 고심이 깊어지고 있지만, 이번주 중에는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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