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평화로워 농사가 즐겁다
세상이 평화로워 농사가 즐겁다
  • 권용복 서양화가
  • 승인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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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베이훙 (徐悲鴻·1895~1953)

쉬베이훙은 중국 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진 유명 화가다.

그는  서구의 사실주의 회화를 받아들여 보수적인 중국화를 개혁하려고 애를 썼다. 베이징 대학교에서 발간하는 한 잡지에 보수적인 중국 화단을 비판하는 '중국화 개량론'이라는 글을 발표해 당시 미술계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1933년에는 유럽을 순회하는 중국 근대 수묵화 전시를 기획하기도 했으며, 문인화가 인생과 사회의 문제를 표현하는 새로운 회화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주의 회화를 주창하고 전쟁과 민중의 삶 등 중국 현안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의 그림은 그런 현실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이런 특징들이 '세상이 평화로워 농사가 즐겁다'에 잘 나타나 있다. 이 그림은 농부 3명이 땅을 경작하는 평범한 농촌 풍경이다.

그림 왼편 위에는 '농부들도 용감한 군인들이다'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농부들도 뒤에서 보이지 않게 국가를 뒷받침하는 애국자들이라는 생각을 적어 넣은 것이다. 쉬베이훙은 중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미술대학인 중앙미술 학원의 초대 총장과 중국미술관협회 회장을 지냈다.

재임 중 그는 "중국화단의 천박함이 절정에 이르렀다. 옛것에 집착해 나아갈 길을 잃고 말았다. 옛것들 중에 좋은 것은 지키고, 다 죽어 가는 것들은 살리고, 신통치 않은 것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채워서 서양의 회화와 융합할 필요가 있다"는 자신의 소신을 실천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베이징 미술계가 그의 파격적인 행보에 제동을 걸어 결국 회장직에서 물렀났다. 하지만 그는 평생 소신을 지키며 삶을 살았다.

쉬베이훙은 58살에 심장마비로 생을 마쳤다. 56살에 그린 이 그림은 저명한 시인이자 역사학자인 친구 궈모뤄에게 선물했던 것이다. 이 그림은 2011년 12월 베이징 바오리 경매에서 2억6680만 위안(440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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