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고현종합시장 일원에선 고현동한마음대잔치가 열렸다. 어느 순간 거리엔 현수막이 달렸고 그날 거리는 좀 색달랐다.

거리에 악사가 두 명이나 배치돼 노래를 불렀고 엿장수도 등장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오늘 뭐해요?'가 연방 입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조금 소란스러운 면이 없지 않으나 이곳이 시장이지 않은가. 상인들도 즐겁단다.

김영운(58·고현동)씨도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뭐하는지 궁금했다. 노랫가락이 흘러나오고 마이크의 울림을 보아하니 초대가수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가까이 간 행사장에서 그는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애완견을 데리고 맨 앞자리에 앉은 젊은이들과 대낮부터 술이 취한 것인지 정신없이 몸을 흔들어 되는 주민 때문이었다.

색소폰 연주가 이어지기 시작할 땐 강아지의 울음은 절정에 달했지만 주인들은 그것마저도 즐거운 듯 보였다. 주위를 둘러싸고 힘들어 하는 다른 주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듯 했다.

물론 그들이 그렇게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유도 그 자리에 모여 공연을 보는 어떤 누구도 그들에게 한마디를 하지 않았다. 강아지가 자신의 흥겨움을 이기지 못하고 공연 단상으로 뛰어올라 공연자의 다리사이를 뛰어다니며 짖어도 주인은 재미있다.

김씨는 보다 못해 옆에 있는 공무원에게 한소리를 했다. 하지만 그들인들 무슨 죄가 있겠는가. 그래도 목줄을 하지않은 부분을 언급하고 자제를 요청했다면 조금은 다른 결과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고 앞줄에 앉았던 이들이 내빈들의 등장에 공무원의 읍소로 자리를 뜸으로써 진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술에 취한 여인은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앞으로 나서기에 정신이 없고 전담반처럼 예의주시하는 듯 한 공무원은 땀을 뺀다.

김씨는 "그래, 이곳은 시장이다. 행사를 한다고 주민을 골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고함을 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술을 먹고 고성방가를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인정을 하면서도 "고현시장의 발전 어쩌고 하는데 우선은 우리의 의식변화가 돼야 한다. 자신의 반려견이 이쁜 것은 자신 뿐이다. 목줄 없으면 벌금 내야한다는데 반성도 없고 틀린 것도 모르고 공무원은 보고도 아무 말을 못하니 도대체가 이해가 안 간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보호법에 의거 애완동물의 목줄을 하지 않고 보행 시 3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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