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가 무서워 김정은도 전쟁을 못 일으킨다'는 우스갯소리를 위로로 삼는 염자연(48·고현동)씨다.

예나 지금이나 골목의 외진 공간은 조금은 노는(?) 아이들의 공간이다. 시내라고 다를 수 있겠는가만, 거제관광호텔 뒤 일방통행 골목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의 흡연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통행하는 사람들이 그리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지도 않은 골목길 주차장 안에서 아이들이 담배를 물고 있다.

분명 해가 쨍쨍한 한낮인데, 교복도 입었는데,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엔 조금의 미안함이 없다. 아니 적어도 대로(大路)가 아닌 골목 안에서 담배피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그들은 최소 양심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눈살이 자연스럽게 찌푸려진다.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엄마로서, 어른으로써 한마디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공명심이 들다가도 우리 애는 없나 하는 눈길만이 있지 고개는 쉽게 그들로 향하지 않는다.

'얘들 무서워, 지 부모도 못 잡는 놈들인데 말해 뭐 해. 내 새끼만 잘 간수하면 되지'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어른들의 묵인의 시간이 길었던 것일까. 아이들의 무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많아지고 머무는 시간도 길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까지 합류하니 한마디로 가관이다. 우연히 지나는 경찰관을 붙들고 하소연을 하니 돌아오는 답은 계도밖엔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말이다.

단지 조금의 위로를 준다면 "아이들의 손에 들린 담배를 판 어른들을 잡아야 한다. 우선은 그곳이 우범지대가 되지 않도록 수시로 살펴보겠다"이다.

염씨는 "모든 것이 어른들의 잘못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 꾸중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나 담배를 판매한 업자나 우리 모두가 아이들의 손에 담배를 쥐어준 것"이라면서도 "조금 곪았다고 무서워서 더러워서 덮어만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은 전체로 번져 손을 쓸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부모·학교·사회가 그들을 신경써야 한다. 학교는 교육청과 손잡고 학교라는 울타리 밖의 아이들을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담배나 술을 판매하는 업자가 있다면 엄중하게 처벌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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